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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이 폭포처럼 '콸콸'…정선 가리왕산 수해 대비 총력

빗물이 폭포처럼 '콸콸'…정선 가리왕산 수해 대비 총력
강원 정선지역에 이틀간 130㎜ 이상 많은 장맛비가 내린 가운데 2일 오후 산사태 위험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가리왕산에서 수해 대비 작업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넉 달여 전 경쟁과 환호로 가득했던 알파인 경기장은 대부분 철거된 상태다.

은빛 슬로프는 흙과 자갈이 나뒹구는 벌판으로 변했고, 그 위로 대여섯대의 굴삭기가 장맛비에 떠내려와 쌓인 토사를 퍼내고 있다.

산 중턱에서는 계속되는 비에 쓸려오는 흙과 자갈로 물길이 막히지 않도록 배수로를 만드는 작업이 한창이다.

결승선과 관중석이 있던 산 아래에는 '침사지' 조성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산 위에서 내려오는 토사가 아래로 내려가지 않게 모아 경기장 아래 민가 피해를 막는 시설이다.

작업 현장은 장마가 계속되자 파란색 대형 방수포를 덮으며 작업을 계속했다.

굵은 빗줄기 속에서도 방재 작업이 한창이지만 현장 곳곳에서 불안의 징후가 발견된다.

배수로 곳곳에는 빗물을 타고 내려온 돌이 흙과 함께 쌓여가고 있다.

배수로가 막힌다면 큰비가 이어질 경우 물이 제대로 빠지지 못하고 인근 지역에 피해를 줄 수 있다.

산 아래에 맞닿은 차도 인근까지 흙과 돌이 쓸려 내려온 모습도 일부 보인다.

그 옆으로는 빗물이 폭포수처럼 세차게 콸콸 내려치고 있다.

이런 모습에 일부 주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월 산사태로 피해를 본 주민 김선중 씨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승용차 안에 이부자리와 옷가지를 싣고 대피 준비를 마쳤다.

김 씨는 "시간당 30㎜의 비에도 토사가 집까지 떠내려왔는데 내일은 태풍이 온다고 하니 불안함에 준비를 해놨다"며 "오늘 오전에도 두 번이나 공사 현장에 올라가 봤는데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집 앞마당은 아직 진흙탕이 가득 차있고, 정원수를 키우던 뒷마당은 흙자갈로 뒤덮여있다.

경기장 아래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윤미(47)씨는 "최근 경기장 공사를 통해 큰비에도 물이 내려오지 않아 다행"이라면서도 "태풍 루사 때처럼 비가 온다면 걱정"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시시각각 변하는 강수량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행히 강원도는 북상 중인 제7호 태풍 쁘라삐룬의 직접 영향권에서 벗어났지만, 기상청은 3일 강원 영동과 남부지역에 최대 10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한 달여 간의 경기를 위해 나무 10만 그루를 베어내고 만든 스키장은 아직 복원에 대한 방향도 정하지 못한 채, 큰비 소식이 올 때마다 산사태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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