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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난민구조선, 이탈리아·몰타 입항 거부된 뒤 스페인행

지중해에서 구조된 아프리카·중동 난민들을 태운 국제 구호단체의 난민구조선을 상대국에 떠넘기려는 옥신각신 행태가 이탈리아, 몰타 사이에서 되풀이됐다.

이 배는 결국 단체가 소속된 나라인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로 향하게 됐다.

1일 로이터 등에 따르면 스페인 자선 단체인 '프로악티바 오픈 암스'가 운영하는 난민구조선 '오픈 암스'는 "아다 콜라우 바르셀로나 시장으로부터 입항 제의를 받은 뒤 바르셀로나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배는 전날인 30일 리비아 연안에서 여성 5명, 어린이 4명이 포함된 난민 59명을 구조한 뒤 지리적으로 가까운 이탈리아와 몰타에 진입 허가를 요청했으나, 두 나라는 난민선을 수용할 책임이 상대국에 있다고 주장하며 이 배의 자국 입항을 거부했다.

지난 달 초 취임 직후부터 강경 난민 정책을 펴고 있는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내무장관은 "(이 배와)가장 가까운 항구는 몰타이고, 이 단체는 스페인 소속"이라며 "그들은 이탈리아 항구에 올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중해에서 난민구조 활동을 펼치고 있는 국제 NGO(비정부기구)들이 난민 밀입국업자들과 공모해 그들을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인식을 지닌 살비니 장관은 앞서 29일에도 "올 여름 내내 NGO가 운영하는 난민구조선에 이탈리아 항구를 열지 않을 것"이라는 방침을 재확인한 바 있다.

마이클 파루지아 몰타 내무장관은 이에 대해, '오픈 암스'는 리비아와 이탈리아 남단의 람페두사 섬 사이에서 난민들을 구조했다며 "이탈리아는 근거 없이 몰타를 지목함으로써 부정확한 정보를 퍼뜨리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불쾌감을 표현했다.

이탈리아와 몰타는 지난달에도 난민 630여 명을 태운 국경없는의사회(MFS) 등이 운영하는 난민선 '아쿠아리우스', 독일 NGO의 '라이프라인' 수용을 놓고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아쿠아리우스'호는 결국 스페인 중도좌파 정부의 입항 허가를 받아 발렌시아 항에 난민들을 내려놨고, '라이프라인'은 이탈리아, 프랑스, 포르투갈 등 유럽 8개국이 난민 수십 명씩 분산 수용하는 것을 조건으로 몰타가 수용했다.

한편, '오픈 암스'의 입항을 제안한 콜라우 바르셀로나 시장은 트위터에 이 배가 오는 4일 바르셀로나에 들어올 것이라고 공지하며 "난민들에게 항구를 닫은 이탈리아와 몰타의 비인간적인 정책을 비판한다"고 밝혔다.

콜라우 시장은 이어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유럽의 정책에 맞서 포기하지 않고, 생명을 구하는 어려운 일을 하고 있다"며 난민구조 활동을 펼치고 있는 NGO에 감사를 표하면서 "바르셀로나는 당신들을 팔을 벌리고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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