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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북특사 임명 필요…불펜 투수 없이 월드시리즈 가는 격"

6·12 북미 정상회담은 물론 후속협상에서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핵심역할을 도맡아 하고 있지만 북핵협상을 책임질 특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미 조야에서 나오고 있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의회 인사와 전직 외교 관료들은 폼페이오 장관이 대북 협상에만 지속적이고 분명한 관심을 기울일 수 없는 만큼 북한 문제를 전담할 특사를 임명할 것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요구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있었지만 그가 지난 2월 사임한 이후 빈자리는 채워지지 않았다.

폴리티코는 대북특사 자리를 채울 계획이 있는지에 관한 질의에 국무부는 현재 발표할 인사는 없다고 밝혔고, 조셉 윤 전 특별대표도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민주당의 하원 외교위원회 간사인 엘리엇 엥겔 의원은 북한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혼자서 동분서주하는 것을 미국 프로야구 결승전에 빗대어 "이것은 마치 불펜에 다른 투수는 한 명도 없이 월드시리즈에 가는 것과 같다"라고 말했다.

엥겔 의원은 "북한의 중대한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 미국은 권한을 가진 국무장관과 그를 지원할 유능하고 자원이 풍부한 외교관, 특히 북한만 다룰 고위 관료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조지 W.부시 행정부에서 6자 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차관보는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 협상 모델과 핵 프로그램 폐기의 진정성 등을 아직 잘 모르는 상황에서 특사 임명을 미루는 것은 좋지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에번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수석부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특사를 임명한다면 매우 진지하고 높은 지위를 가져야 하며, 대통령을 대신해 진실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 싱크탱크 뉴아메리카재단의 수전 디마지오 수석연구원도 "경기가 시작될 때 미국 측 수석대표를 임명하는 것은 아주 이치에 맞는 일"이라고 말했다.

폴리티코는 폼페이오 장관이 미 외교수장으로서 북한 비핵화뿐 아니라 미국의 이란핵합의 탈퇴 이후 이란·유럽과의 갈등 고조, 트럼프 대통령의 글로벌 통상 정책과 환경 정책에 대한 불만 등 다뤄야 할 현안이 즐비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본격적인 비핵화 프로세스 협상에서 노련한 북한과 맞서려면 미국 측의 전력 보강이 필요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폴리티코는 북한을 전에 담당한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가 확실한 후보 중 한 명이지만 필리핀 대사로서의 현재 일도 중요하다며 그가 자신들의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폼페이오 장관이 똑똑하고 다재다능하며, 특히 CIA 국장 시절부터 북한에 대한 통찰력을 갖고 있지만, 여전히 외교에 익숙하지 않고 핵 기술에 대한 지식도 제한적"이라며 "반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앞으로 모든 협상에서 어떠한 발언과도 씨름할 수 있는 매우 노련한 협상가를 파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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