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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태풍 씨앗이 생겼다…한반도 영향 가능성은?

[취재파일] 태풍 씨앗이 생겼다…한반도 영향 가능성은?
오늘(28일) 아침 필리핀 동쪽 먼 해상에서 발달하고 있는 소용돌이 구름이 인공위성에 포착됐다. 아침까지만 해도 중심에서의 최대 풍속이 초속 11m를 밑도는 약한 소용돌이에 불과했지만 오전 9시쯤 최대 풍속이 초속 11m를 넘어서면서 열대저압부(Tropical Depression, 중심 풍속 11m/s~17m/s 미만)로 발달했다. 태풍의 씨앗이 생긴 것이다.
28일 16시 15분 구름 사진 : 필리핀 동쪽에 소용돌이 구름인 열대저압부가 발달하고 있고 한반도 부근에는 동서로 장마 구름이 덮여 있다 (자료 : 기상청)
아직은 작고 약한 저기압에 불과한 열대저압부지만 관심을 갖는 것은 앞으로 점점 강하게 발달하면서 북상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태풍으로 발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아직 진로가 매우 유동적이지만 한반도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아직 불확실한 점이 있지만 이 열대저압부가 뜨거운 바다를 통과하면서 이르면 내일(29일)이나 모레(30일)쯤에는 태풍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보통 중심 부근 풍속이 초속 17m 이상일 경우 전체를 태풍이라고 부르는데 세계기상기구는 태풍의 경우를 다시 열대폭풍(TS), 강한 열대폭퐁(STS), 태풍(TY)로 나눠 부르기도 한다(아래 표 참고).
태풍 중심 부근 최대풍속과 태풍의 명칭(자료:기상청)
특히 기상청은 아직은 진로가 매우 유동적이지만 이 열대저압부가 태풍으로 발달한 뒤 한반도 부근으로 북상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이 열대저압부 오른쪽(동쪽)인 북서태평양에는 크고 강하게 발달한 고기압이 있는데 이 북태평양 고기압이 태풍(또는 열대저압부)이 동쪽으로 이동하는 것을 막고 있기 때문에 이 저기압이 계속해서 한반도 부근으로 북상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기상청은 여러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지만 열대저압부가 태풍으로 발달할 경우 내일이나 모레 태풍의 위치는 타이완 동쪽, 제주도 남쪽 먼 해상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후에도 태풍의 동쪽(오른쪽)을 벽처럼 막고 있는 북태평양 고기압 때문에 일본 쪽으로 진행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제주도 부근으로 북상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기상청은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있다.

기상청은 다만 열대저압부가 일시적으로 태풍으로 발달하더라도 한반도 부근까지 북상할 때는 다시 열대저압부로 약해지거나 빠를 경우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돼 소멸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반도 부근으로 올라올수록 태풍 발생지역에 비해 바닷물이 차가워 에너지를 제대로 얻을 수 없는데다 상공에는 차고 건조한 공기도 있어 태풍의 형태를 제대로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현재 한반도 부근에는 장마전선이 있다는 것이다. 태풍이 북상할 경우 일시적으로 남부지방에 있는 장마전선을 중부지방이나 북한지방으로 밀어 올릴 가능성도 있지만 나중에는 결국 한반도 부근에서 장마전선과 태풍이 합쳐질 가능성이 크다. 장마전선이 갖고 있는 엄청난 양의 수증기에 태풍이 갖고 올라온 많은 양의 수증기가 더해지는 것이다. 호랑이가 죽어 가죽을 남기듯이 태풍이 비록 약해지거나 소멸한다 하더라도 많은 양의 수증기를 남기게 되고 이것이 장마전선과 합쳐져 한반도 부근에 많은 양의 뿌릴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기상청은 토요일인 모레(30일) 장마전선이 중부지방까지 북상하면서 아침부터 전국에 비가 오겠고 충청과 남부지방에는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또 오는 일요일(1일)에도 전국에 비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부와 서해안을 중심으로 최고 150mm가 넘는 큰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2일(월)에는 열대저압부가 북상하면서 장마전선을 다시 활성화시켜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이번 주말부터 다음 주 초까지는 무엇보다도 많은 비와 강한 바람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 장마나 태풍 자체를 막을 수는 없지만 피해는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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