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은 아직 불확실한 점이 있지만 이 열대저압부가 뜨거운 바다를 통과하면서 이르면 내일(29일)이나 모레(30일)쯤에는 태풍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보통 중심 부근 풍속이 초속 17m 이상일 경우 전체를 태풍이라고 부르는데 세계기상기구는 태풍의 경우를 다시 열대폭풍(TS), 강한 열대폭퐁(STS), 태풍(TY)로 나눠 부르기도 한다(아래 표 참고).
기상청은 여러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지만 열대저압부가 태풍으로 발달할 경우 내일이나 모레 태풍의 위치는 타이완 동쪽, 제주도 남쪽 먼 해상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후에도 태풍의 동쪽(오른쪽)을 벽처럼 막고 있는 북태평양 고기압 때문에 일본 쪽으로 진행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제주도 부근으로 북상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기상청은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있다.
기상청은 다만 열대저압부가 일시적으로 태풍으로 발달하더라도 한반도 부근까지 북상할 때는 다시 열대저압부로 약해지거나 빠를 경우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돼 소멸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반도 부근으로 올라올수록 태풍 발생지역에 비해 바닷물이 차가워 에너지를 제대로 얻을 수 없는데다 상공에는 차고 건조한 공기도 있어 태풍의 형태를 제대로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현재 한반도 부근에는 장마전선이 있다는 것이다. 태풍이 북상할 경우 일시적으로 남부지방에 있는 장마전선을 중부지방이나 북한지방으로 밀어 올릴 가능성도 있지만 나중에는 결국 한반도 부근에서 장마전선과 태풍이 합쳐질 가능성이 크다. 장마전선이 갖고 있는 엄청난 양의 수증기에 태풍이 갖고 올라온 많은 양의 수증기가 더해지는 것이다. 호랑이가 죽어 가죽을 남기듯이 태풍이 비록 약해지거나 소멸한다 하더라도 많은 양의 수증기를 남기게 되고 이것이 장마전선과 합쳐져 한반도 부근에 많은 양의 뿌릴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기상청은 토요일인 모레(30일) 장마전선이 중부지방까지 북상하면서 아침부터 전국에 비가 오겠고 충청과 남부지방에는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또 오는 일요일(1일)에도 전국에 비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부와 서해안을 중심으로 최고 150mm가 넘는 큰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2일(월)에는 열대저압부가 북상하면서 장마전선을 다시 활성화시켜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이번 주말부터 다음 주 초까지는 무엇보다도 많은 비와 강한 바람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 장마나 태풍 자체를 막을 수는 없지만 피해는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