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도 없이 '마약 약품 사용'…군 병원, 마약 관리 엉망

김종원 기자 terryable@sbs.co.kr

작성 2018.06.28 08:16 수정 2018.06.28 08:4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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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저희 탐사보도 팀이 군대 병원이 얼마나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는지 계속 고발 중입니다. 그런데 마약성 약물들까지 지휘관 말 한마디에 주먹구구식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고발이 또 나왔습니다.

김종원 기자입니다.

<기자>

국군 대전병원은 복지부의 의료기관 인증까지 받은 두 번째로 큰 군 병원입니다.

그런데 이 군 병원의 관계자가 취재진에게 믿기 어려운 말을 털어놨습니다.

[국군 대전병원 관계자 : 간호 장교에 의한 마약 사건이 있었어요. 불미스러운 일이. 그게 지금 너무 쉬쉬하고 있어서.]

지난 3월 중독성 강한 페치딘이란 마약성 진통제가 사라진 겁니다.

사라진 페치딘 양은 0.7cc, 그런데 알고 보니 간호장교가 쓰고 남은 폐치딘을 제대로 반납하지 않았던 겁니다.

마약류 약물은 사용 후의 남은 양을 장부에 기재한 뒤 폐기해야 하는데 그 규정을 어긴 겁니다.

대전병원에선 종종 아무 보고도 없이 비상용으로 비치된 마약을 임의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국군 대전병원 前 군의관 : (마약성 약품을 허가 없이) 미리 쓴다면, 예를 들어서 (마약성 약품을) 4개를 썼는데 실제로는 3개만 썼어요. 그러면 하나를 어떻게 했는지 누가 알아요?]

그리고 난 뒤엔 의약품 담당자가 아닌 군무원이 당직을 서는 야간 시간에 한꺼번에 처방전을 들고 와 서명을 받아 갔던 겁니다.

[국군 대전병원 관계자 : 이미 쓴 거(마약성 약품)를 처방전이 나온 것을 가지고 (야간 당직 군무원)에게 오는 거죠. 보통 일주일씩 뭐 이런 식으로 가지고 있다가 쌓여서 20장씩 오면 (야간 당직 군무원)은 비전문인이니까, 모르니까 사인을 해주는 겁니다.]

당직 군무원이 규정 위반이라면서 서명을 거부하면 다음 날 오히려 윗선이 찾아와서 따진다는 증언까지 나왔습니다.

[국군 대전병원 관계자 : 심지어 서명을 안 해 주니까 그다음 날 수술마취과장(간호 장교)이라는 분이 따지러 온 거예요. (왜 서명 안 해주냐고?) 네.]

이 때문에 전 현직 병원 관계자들은 지휘관도 이런 실태를 모를리 없다고 주장합니다.

[국군 대전병원 관계자 : (지휘관들은 (마약 관리 실태를) 알고 있나요?) 다 알고 있죠. 그러나 후속 조치는 없습니다.]

[전 군의관 : 만약 밝혀지면 자기가 위험하니까요.]

취재팀이 국군 대전병원장에게 마약 관리가 왜 이리 허술한지 묻자, 병원장은 마약을 임의로 먼저 사용하고 사후 서명을 받았다면 문제라면서도 자신은 처음 듣는 일이라고 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