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핵위협 등으로 북한과 갈등 국면에 있던 올해 초 북한의 해외근로자들을 집중 타깃으로 삼아 자금줄 차단에 나섰었다고 미국 CNN 방송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CNN에 따르면 올해 봄 스콧 마르시엘 주 미얀마 미국 대사는 워싱턴으로부터 북한 수입원을 찾아내 차단하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마르시엘 대사 말고도 수십 명의 해외주재 대사들에게 같은 지시가 내려갔습니다.
마르시엘 대사는 현지 관료들과 함께 미얀마 최대 경제 중심지인 양곤에 있는 한 북한식당을 폐쇄했습니다.
동남아시아의 여러 북한식당 중 한 곳으로, 이 식당에서는 젊은 여성들이 음식을 나르는 것 외에도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초상이 그려진 기념품을 판매합니다.
북한 정권은 이들이 받는 월급의 80% 이상을 가져간다고 CNN은 전했습니다.
양곤의 북한식당 폐쇄 및 북한 근로자 추방은 북한 근로자 수십만 명이 해외에 나가 일하면서 연간 북한 정부에 약 5억 달러를 바치는 것을 막기 위해 현재도 진행 중인 미 정부 작전의 성공 사례 중 하나라고 CNN은 전했습니다.
아시아는 물론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등을 대상으로 이 작전을 진행했던 전직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리는 "모든 대사관에 북한의 수입원을 파악해 그것들을 차단하라는 지시가 내려갔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근로자들은 이들 지역에서 식당은 물론 건설 현장과 병원 그리고 심지어 군대에서도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외 북한 근로자들을 단속하려는 미 정부의 노력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장으로 나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비핵화를 논의하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평가받는 '최대 압박'(maximum pressure) 작전의 한 부분입니다.
현재도 미국은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비핵화가 구체적으로 증명될 때까지 최대 압박과 같은 제재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일부 국가들에서 북한에 대한 제재가 느슨해진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고, 특히 몇몇 국가는 6·12 정상회담 이후 미국과 북한 간의 관계 개선을 대북 제재 완화의 구실로 삼으려 할지도 모른다고 CNN은 분석했습니다.
중국의 경우, 최근 북·중 관계가 급속히 회복되면서 북중 접경에 있는 중국 도시의 북한식당들이 영업을 재개하려는 움직임도 보입니다.
러시아와 중국 그리고 동남아시아 등지에서는 북한 근로자들의 작업현장 투입이 빠르게 재개되고 있고, 아시아에서는 손님이 뜸한데도 불구하고 북한식당들이 여전히 문을 열고 있다고 이 방송은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