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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곳곳에 '물세례'…한국 축구대표팀 '더위와의 전쟁'

경기장 곳곳에 '물세례'…한국 축구대표팀 '더위와의 전쟁'
2018 러시아 월드컵 한국 대표팀의 두 번째 경기인 멕시코전을 이틀 앞둔 로스토프 아레나에 도착해 처음 마주한 건 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웃통을 벗은 남성'이었습니다.

21일(현지시간) 러시아 남부 항구도시 로스토프나도누의 낮 기온은 섭씨 35도에 육박했습니다.

전날 오후 우루과이와 사우디아라비아의 A조 조별리그 경기에 4만2천 명 넘게 다녀갔다는 점이 실감 나지 않을 정도로 돈 강(江)변에 자리 잡은 스타디움 주변엔 폭염 속 적막이 감돌았습니다.

오가는 사람이 거의 없어 공식 상품 판매점과 안내소 등은 모두 지키는 이 하나 없이 문을 걸어 잠근 상태였습니다.

습도는 30% 정도라 '축축한 더위'는 아니었지만, 햇빛이 워낙 강하고 공기가 데워져 그야말로 '타들어 가는 듯하다'는 말이 실감 날 정도였습니다.

특별한 업무를 하지 않는 현장 관계자들은 대부분 그늘을 찾아들어 더위를 식히고 있었습니다.

이 스타디움의 세 번째 월드컵 경기인 한국-멕시코전 준비를 위해 시설 유지, 재정비 작업이 한창인 그라운드 안팎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은 여기저기 물을 뿌리는 모습이었습니다.

조경을 위해 심어둔 잔디와 나무에 수분을 공급하고자 스프링클러가 곳곳에서 가동됐고, 달아오른 바닥을 식히기 위한 살수차도 스타디움을 분주히 누볐습니다.

경기장 미디어센터 내 로스토프 지역 안내 코너에서 만난 자원봉사자 알렉세이 알레킨 씨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왔다'고 하자 "더운 도시에 온 걸 환영한다"는 인사부터 건넸습니다.

그는 "더 심할 때는 기온이 40도까지 올라간다"고 귀띔했습니다.

이달 초 사전캠프인 오스트리아 레오강에서부터 주로 봄·가을 같은 날씨 속에 지내던 한국 대표팀으로선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경계할 수밖에 없는 부분입니다.

경기가 열리는 23일까지 로스토프나도누는 최저 기온조차 20도를 훨씬 웃돌 것으로 예보됐습니다.

따가운 햇볕 아래 로스토프 아레나 그라운드 위 국기가 걸리는 자리엔 아직 우루과이와 사우디아라비아 국기가 남아있는 등 한국과 멕시코를 맞이할 준비가 완전히 끝난 것 같지는 않아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라운드 밖에서부터 경기 분위기는 서서히 감지됩니다.

이날 모스크바 브누코보, 셰레메티예보 공항에서 로스토프나도누 플라토프 국제공항으로 오는 항공기에는 유니폼과 전통 모자 '솜브레로' 등으로 치장한 멕시코 팬들이 대세를 이뤘다.

브누코보 공항에서 도착한 로시야 항공 여객기에 타고 있던 멕시코인들은 비행기가 땅에 닿자마자 약속이라도 한 듯 독일과의 1차전 결승 골 주인공인 이르빙 로사노(에인트호번)의 응원가를 부르며 또 한 번 그의 득점포를 기원했습니다.

짐을 찾는 벨트 앞에선 대기하던 일부 팬들이 특유의 흥을 주체하지 못하고 스피커로 응원가를 틀어놓고 환호성을 지르며 월드컵 열기를 자아냈습니다.

시내 주요 호텔을 비롯한 관광지와 사람들이 모이는 곳엔 한국과 멕시코 경기 일정을 알리는 홍보물도 눈에 띄었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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