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쇄신안 의총'서 계파 충돌…'김성태 사퇴' 요구도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당 수습을 위해 두 번째로 열린 21일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가 충돌했습니다.

발단은 지난 19일 언론 카메라에 포착된 박성중 의원의 메모였습니다.

박 의원은 의총에서 자신의 메모 사건에 대해 해명하겠다며 공개 발언을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갈등 격화를 우려한 지도부가 의총을 비공개로 전환했고, 박 의원은 "'친박들이 당권을 장악하려고 노력한다. 당권을 잡으면 우리(복당파)를 칠 것이다'라는 한 모임 참석자들의 우려를 간단히 메모한 것"이라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제의 사진, 즉 박 의원의 메모에는 '친박·비박 싸움 격화', '친박 핵심 모인다-서청원, 이장우, 김진태 등등 박명재, 정종섭', '세력화가 필요합니다.

목을 친다'는 내용이 적혀있었습니다.

이는 곧바로 '당 쇄신 과정에서 해묵은 계파 대결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으로 이어졌습니다.

실제로 박 의원의 해명에 당장 메모에 이름이 거론된 의원들, 즉 친박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이장우 의원은 "있지도 않은 사실로 당내 갈등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한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진태 의원도 "박 의원이 계파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의원은 특히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도 선거참패에 대한 책임이 있다며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 초선 의원은 '박성중 메모' 사건에 대해 윤리위원회 조사를 거친 후 조처를 해야 한다는 요구를 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습니다.

김 대행은 공개 발언에서 "계파 갈등과 이해관계에 따라서 분열하고 또다시 싸워야 하는 구조는 제 직을 걸고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계파 갈등이 재연된 모양새입니다.

특히 김 대행은 "저 자신부터 수술대에 제일 먼저 눕겠다"며 전면적인 당 쇄신 의지를 강조했지만, 정작 일부 의원들은 김 대행에 대한 비판을 쏟아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 중진 의원은 김 대행의 사퇴를 촉구했고, 일부 초·재선 의원들은 당 쇄신안 마련 과정에서 김 대행이 독단적인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비난의 목소리를 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의총에 참석한 한 의원은 "지금은 당 쇄신에 매진해야지 '박성중 메모'와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라며 "상황 판단을 잘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의총에는 전체 112명의 의원 가운데 8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