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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50∼65세 장년층 54% "내가 제일중요"…달라진 인식

<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와 소비자 트렌드 알아보겠습니다. 권 기자,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세요.) 우리나라 중장년층 5, 60대라고 하면 예전하고 많이 성향이 달라졌다. 이번 투표 결과를 심층 분석한 걸 봐도 좀 다르고요. 경제적으로나 가족에 대한 인식도 많이 달라졌다. 이런 설문조사가 나왔다고요?

<기자>

네, 지금 딱 50에서 65세까지, 말하자면 법적 노년을 앞두고 있는 장년층이라고 할 수 있는 세대에 대해서 심층 면담을 포함해서 여러 가지를 물었습니다.

특히 이 세대가 가족에 대해서도 며느리와 사위에 대해서 느끼는 친밀도나 인식을 보면 약간은 충격적으로 들릴 수도 있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한 생명보험회사가 서울대 연구진과 함께 이 세대와 관련 있는 산업 동향을 분석하고 이걸 바탕으로 이 연령대에 1천 명 넘게 설문조사와 면담을 하면서 자신에게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관계들에 대해서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과반인 54%가 삶의 1순위는 나 자신, 내가 제일 중요하다고 대답했습니다. 장년층이 이 정도로 높은 비율로 자녀나 가족이 아니라 본인이 제일 소중하다고 답을 하는 건 상당히 달라진 인식을 보여준다는 평가고요.

그다음은 배우자, 자녀보다 배우자입니다. 그리고 3순위가 자녀, 그다음에 부모와 형제 순이었는데요, 며느리와 사위는요. 반려동물보다도 먼 존재라고 나왔습니다.

이게 경쟁도 안 되는 정도입니다. 5순위인 반려동물이 15%, 며느리와 사위는 5%, 격차가 꽤 크죠. 어떻게 보면 가족의 범주에 들어가는 사람으로 인식하는 관계가 점점 더 축소되고 있잖아요.

며느리와 사위는 내 자녀의 배우자이지 나하고의 관계는 사실 직접적이지 않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부모세대에서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이제 반려동물보다 못하다기보다 뒤집어 생각을 해보면 그 어떤 관계를 어느 정도 선을 두는 게 서로 건강한 관계를 오래갈 수 있다고 생각들 하시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어요.

<기자>

네, 듣고 계신 며느리와 사위들 중에서는 "그런데 내가 며느리와 사위로써 의무는 옛날하고 똑같이 진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사실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기는 하지만 이게 아무래도 급변하고 있는 세대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면에서 개인차와 가정차가 크긴 하지만 그래도 굉장히 조심스러운 주제인 이 '고부 갈등' 면에서도 이 세대는 확실히 인식이 좀 바뀌고 있는 경향은 보입니다.

결혼한 자녀의 집에 가고 싶을 때 미리 "나 간다."는 말을 안 하고 "나 가고 싶을 때 그냥 간다." 이런 시아버지, 또는 장인어른이 응답자 10명 중의 2명꼴이었고요. 시어머니나 장모님이 이렇게 한다는 분은 10%가 안 됐습니다. 여성이 약간 더 적습니다.

물론 이 세대 여성들이 대부분 본인은 가정을 위해서 희생하는 삶을 많이 살았기 때문에 자녀에게 그만큼 기대하는 바도 큰 경우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이제는 정말 변해야 한다 하는 문제로 고부갈등에 대한 얘기를 우리 사회에서 참 많이 하잖아요.

그렇다 보니까 "아, 이런 건 안 돼." 조심하는 움직임도 여성들 쪽에서 먼저 좀 시작되는 면이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물론 시아버지, 시어머니 할 것 없이 전체적으로는 오라고 할 때만 간다거나, 약속을 정해서 간다는 비율이 훨씬 높았고요. 시어머니나 장모 10명 중 3명은 자녀 집에는 거의 안 간다고 응답을 했습니다.

<앵커>

많이 바뀌는 많이 바뀌었네요. 그런데 이 안에서도 50살부터 65살이라고 얘기했는데 50대 중반하고 그 이상하고 또 차이가 많이 난다고요?

<기자>

네, 사실 생각해보면 지금 50대 초·중반은 X세대라는 말에 익숙한 세대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70년 초반생들을 많이 가리켰는데 원래 이 단어가 탄생한 서구에서는 1965년부터 69년생까지를 얘기하거든요.

정체불명의 신인류라고 X세대까지라고 했던 세대가 장년이 되면서 확실히 그 직전 세대와도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는 겁니다.

지금 55세 이상, 그러니까 베이비붐 세대는 "자녀가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려도 내가 계속 돌봐줘야 한다. 자녀는 내 책임이다." 하는 인식이 여전히 강합니다.

그런데 55세 미만은 "내 의무는 자녀가 학교 졸업할 때까지만"이라는 답이 21%에 달했습니다. 이것만 해도 상당히 높아진 비율입니다.

전통적인 부모의 의무에서 벗어나겠다는 인식이 어떻게 보면 며느리나 사위까지 포괄하는 기존의 관계에 대해서도 생각이 변하고 있는 지점과 좀 맞닿아 있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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