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400만 원 훌쩍 넘은 金송아지…한우 값 얼마나 오르려나

400만 원 훌쩍 넘은 金송아지…한우 값 얼마나 오르려나
한우 값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산지 송아지 값이 다시 400만 원대를 돌파했습니다.

큰 소 값도 꾸준하게 올라 청탁금지법 이전 수준을 회복했습니다.

축산업계는 고공행진하는 송아지 값이 한우가격 추가 상승을 부추겨 소비 둔화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농협 축산정보센터에서 조사한 지난달 전국 가축시장의 수송아지(생후 6∼7개월) 평균가격은 404만7천 원으로 한 달 전 385만1천 원 보다 5.1% 올랐습니다.

청탁금지법 여파로 소 값이 폭락한 2016년 11월 315만6천 원에 비하면 무려 28.2% 뛴 값입니다.

지난 20일 충북 옥천가축시장에서는 몸값 469만 원을 찍은 수송아지도 나왔습니다.

축협은 혈통 좋고 발육 잘된 8개월짜리 송아지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이곳에서 거래된 48마리의 소송아지 중 400만 원을 넘은 것이 17마리(35.4%)나 됐습니다.

같은 크기의 암송아지 평균가격도 324만8천 원에 달해 지난달 323만4천 원과 2016년 11월 256만7천 원에 비하면 각각 0.4%와 26.5% 올랐습니다.

송아지 1마리가 웬만한 국공립대 1년 등록금과 맞먹다는 얘기입니다.

교육부가 발표한 지난해 4년제 사립대 평균 등록금은 739만9천 원, 국공립대는 413만5천 원입니다.

그동안 국내 한우산업은 소규모 축산농가에서 생산한 송아지를 규모 큰 비육농가에서 구입해 키우는 방식으로 운영됐습니다.

그러나 2011∼2013년 소값이 폭락하면서 정부는 암소 1마리당 30만∼50만 원의 장려금을 주고 10만 마리를 도태시켰습니다.

당시 20마리 이하 번식용 소를 키우던 소규모 농가들이 무더기 폐업했고, 일부 살아남은 곳도 고령화 등으로 문을 닫는 추세입니다.

내년 9월까지 기간이 연장됐지만, 축사마다 환경오염 방지시설을 갖추도록 한 무허가 축사 적법화 사업도 경쟁력 없는 소규모 농가 퇴출을 부추기는 원인이 됐습니다.

이는 결국 송아지 공급기지 역할을 하던 소규모 농가의 몰락을 불렀고, 수급 불균형과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원인이 됐다는 게 업계 설명입니다.

농협경제지주가 집계한 올해 1∼4월 전국 51개 가축시장 송아지 거래량은 3만5천644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3만7천572마리)보다 5.1%(1천928마리) 줄었습니다.

농협경제지주 한우이력팀 관계자는 "최근의 송아지 값 상승은 공급 감소에 기인한다"며 "송아지를 자가 생산하는 일관사육(일괄사육)이 늘어난 원인도 있지만, 소규모 축산농가 몰락으로 공급기반이 약화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직격탄을 맞았던 한우 값은 20개월째 꾸준히 올라 법 시행 이전 수준을 회복했습니다.

지난달 전국 도매시장의 한우 지육 1㎏ 평균가격은 1만7천961원으로 1년 전 1만6천164원에 비해 11.1%, 청탁금지법 시행 직후인 2016년 11월 1만5천787원보다는 13.8% 상승했습니다.

소 값이 정점을 찍은 2016년 6월 1만9천142원에 바짝 다가선 상태입니다.

소 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자 축산업계 내부에서도 한계 가격에 근접했다는 평가가 내놓고 있습니다.

과거 일정한 간격을 두고 가격 등락이 반복된 경험에 비춰 머잖아 상승세가 꺾이면 가력 폭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전국한우협회 황엽 전무는 "송아지를 들여다가 2년 키우는 데 드는 사료값 300만 원을 감안하면 지금 소 값이 높은 편이 아닌데도 시장의 가격 저항이 점차 커지는 분위기"라며 "치솟는 송아지 값이 안정화 단계에 있던 한우시장 붕괴를 부를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농민들도 사육 규모 늘리기를 꺼리는 분위기입니다.

소값이 거의 천정에 도달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충북 보은에서 한우 400마리를 사육하는 송 모(54)씨는 "2년 뒤 소 값 예측이 어렵다 보니 400만 원짜리 송아지를 무턱대고 들이는 것은 모험에 가깝다"며 "자체 생산한 송아지가 아니라면 사육두수 늘리기가 망설여진다"고 말했습니다.

문제는 소 값이 더 오를 경우 값싼 수입 쇠고기에 시장 일부를 내주게 된다는 점이다.

이같은 우려는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올해 1∼3월 소고기 수입량은 11만3천t으로 전년 같은기간(10만7천t) 보다 5.2% 늘었습니다.

작년한 해 수입량 34만4천t의 32.8%에 육박하는 물량입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일본에 이어 세계 2번째 미국산 쇠고기 수입국이 됐습니다.

수입량은 전년(15만6천t)보다 13.5% 늘어난 17만7천t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아직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진단합니다.

국내 한우산업이 어느 정도 시장 조정 능력을 갖춰 예전 같은 가격 급등이나 폭락 가능성은 적다는 얘기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 축산경영과 조재성 사무관은 "국내 한우산업이 송아지를 자체 번식해 키우는 일관사육 형태로 전환되고 있으며, 이들을 중심으로 시장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번식과 사육규모를 조절하는 능력을 갖춰가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소 값이 계속 오르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하루아침에 폭락하는 등 급격한 가격 변동이 생길 우려는 적다"며 "다만 한우가 오를수록 가격 경쟁력을 갖춘 미국·호주산 쇠고기 수입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