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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표 앞둔 이라크 총선 투표함 보관 창고 화재

재개표가 결정된 이라크 총선 투표함 등이 보관된 창고에 10일(현지시간) 오후 불이 났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날 불로 수도 바그다드의 투표함 보관 창고 4곳 중 1곳이 탔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진화 작업을 하는 동시에 화재를 피해 나머지 창고 3곳에 보관된 투표함을 안전한 곳으로 신속히 옮겼다.

이 화재로 총선 관련 서류와 장비, 투표용지가 얼마나 소실됐는지는 아직 조사되지 않았다.

이라크 내무부 사드 만 대변인은 "불이 난 창고에 기표된 투표용지가 보관됐을 수 있다"면서 "투표함 대부분은 불이 안 난 창고 3곳에 있었다"고 발표했다.

이라크에선 지난달 12일 총선이 치러졌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처음 도입된 전자 투개표 시스템이 해킹과 조작에 취약하다는 논란이 벌어졌다.

또 이라크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이런 허점을 알고서도 전자 투개표 시스템을 이용한 선거를 강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이라크 의회는 이달 6일 재외국민 투표와 난민촌에서 진행된 거소 투표의 효력을 무효로 하고 전국 투표함을 손으로 재개표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이날 화재가 방화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재개표를 앞두고 투표함이 소실됐을 가능성이 큰 만큼 재개표의 신뢰성도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

일부 정파에서는 아예 전면 재투표를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전자 투개표 시스템에 대한 불신과 부정 선거 의혹, 투표함 보관창고 화재 등이 겹치면서 이라크 정국은 더욱 혼란에 빠질 전망이다.

살림 알주부리 이라크 의회 의장은 "투표함 보관창고 화재는 부정 선거, 개표 결과 조작을 은폐하려는 세력의 의도적인 범죄 행위"라면서 재투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총선에선 예상을 뒤엎고 강경 시아파 성직자이자 반외세 민족주의자 무크타다 알사드르가 이끄는 알사이룬 정파가 최다인 54석(총 329석)을 차지했다.

알사드르의 측근인 디아 알아사디는 "오늘 화재는 부정을 숨기고 재투표를 노리는 자들의 음모"라면서 "화재의 배후는 총선 자체를 무효로 하거나 개표 결과를 없애려고 했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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