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국무위원장, 싱가포르 도착…리셴룽 총리와 곧 회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모레(12일) 열리는 역사적 북미정상회담을 이틀 앞두고 오늘(10일) 오후 싱가포르에 입국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오늘 오후 2시 36분 (한국시간 3시 36분) 에어차이나 소속 보잉 747기 항공기를 타고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2012년 집권 이후 중국을 제외하고 외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외무장관은 트위터에 "방금 싱가포르에 도착한 김정은 위원장을 환영한다"며 김 위원장의 도착 사실을 공식 확인했습니다.

그는 김 위원장을 직접 영접한 사진을 함께 올렸습니다.

사진에는 인민복 차림에 안경을 쓴 김 위원장이 활짝 웃으며 발라크리쉬난 장관과 악수를 하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에어차이나 소속 보잉 747기종 항공기는 중국 고위급 인사용 전용기로, 북한이 이번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임차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평양에서 싱가포르까지의 거리가 약 5천km의 장거리라는 점을 고려, 노후기종으로 알려진 김 위원장의 전용기 참매1호 대신 중국 항공기를 이용한 것으로 관측됩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문에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리용호 외무상이 동행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현지시간으로 오후 3시45분(한국시간 오후 4시45분)에 도착한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기 '참매 1호'를 타고 싱가포르에 별도 입국한 것으로 보인다고 싱가포르 현지 언론인 스트레이츠 타임스가 전했습니다.

김 위원장 일행의 도착 직후 공항 내 VIP 구역은 경찰에 의해 봉쇄됐으며, 잠시 후 김 위원장을 태운 리무진을 포함해 20대가 넘는 차량 행렬이 공항을 빠져나갔습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도착에 앞서 별도의 수송기를 통해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이용할 전용 방탄차(메르세데스-벤츠 S600 풀만 가드) 등 차량을 공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 위원장 일행을 태운 차량 행렬은 삼엄한 싱가포르 현지 경찰 등의 호위를 받으며 곧바로 숙소인 세인트 리지스 호텔로 이동했습니다.

현지 방송 화면에는 싱가포르 시민들이 거리에 늘어서서 김 위원장 차량 행렬을 향해 손을 흔들며 환영하는 모습이 비치기도 했습니다.

여장을 푼 김 위원장은 오늘 저녁 리센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를 만나는 것으로 북미정상회담의 공식 일정을 시작합니다.

앞서 싱가포르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리 총리가 싱가포르를 방문하는 김 위원장을 오늘 면담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면담 장소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대통령궁인 이스타나로 초청해 면담할 거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어 12일 회담 전까지 남은 기간 세인트 리지스 호텔에 머물면서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최선희 외무성 부상 등 이번 회담에 앞서 미국과 실무협의를 진행한 사전협상팀과 막판 협상 전략을 가다듬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을 타고 싱가포르 현지시간으로 오늘 오후 8시35분 (한국시간 오후 9시35분) 싱가포르 파야 레바르 공군기지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백악관은 밝혔습니다.

에어포스원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등이 동승했다고 로이터는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도착 직후 숙소인 샹그릴라 호텔로 이동할 예정이며,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내일(11일) 리 총리와 면담할 예정입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모레(12일) 오전 9시(한국시간 오전 10시)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만나 정상회담을 개최합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