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평양을 출발해 싱가포르에 도착하기까지 김정은 위원장의 움직임은 그야말로 한 편의 첩보영화 같았습니다. 오늘(10일) 하루 평양에서 비행기 석 대가 날아올랐고 김정은 위원장이 탄 중국 항공기는 도중에 편명과 목적지를 바꾸는 연막 작전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이세영 기자입니다.
<기자>
새벽 4시 45분, 가장 먼저 평양을 떠난 건 고려항공 소속 일류신 76 모델 수송기입니다. 중국 방문 때 차량과 경호원들이 이용했던 비행기입니다.
아침 8시 반 두 번째로 중국 고위층 전용기인 민항기 CA 122편이 평양 순안공항을 떠났습니다.
처음엔 목적지를 베이징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베이징 상공에 진입하자 갑자기 편명을 CA 61로 목적지도 싱가포르로 변경했습니다.
국내 정보 당국은 이 중국 민항기에 김정은 위원장이 탔을 걸로 지목했습니다.
그로부터 한 시간 뒤 이번엔 김정은 위원장 전용기 참매 1호로 추정되는 항공기가 세 번째로 평양을 떴습니다. 관제 콜사인도 항공편명도 없었습니다.
평양을 날아오른 이 석 대 가운데 김 위원장이 어디에 탔을지 몇 시간 동안 추측이 이어졌는데 007작전을 방불케 한 이 상황은 철통 경호를 위한 일종의 '분산 전술'이란 분석입니다.
[신범철/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 김정은 위원장의 동선을 노출하지 않음으로써 최고지도자의 신변을 최우선으로 하는 북한 체제의 특성을 보여준 것으로 봅니다.]
김 위원장은 결국 국내 정보 당국이 지목한 대로 오늘 오후 3시 36분 싱가포르 창이 공항에 도착한 중국 민항기에서 내렸습니다.
(영상편집 : 이승진, CG : 박정준·변혜인, 화면출처 : fightradar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