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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질문 던지는 연주…정경화 "마지막 한 마디를 생각"

<앵커>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올해 일흔의 나이에도 여전히 무대에서 연주를 하고 또 여성 바이올리니스트로는 세계적으로 드물게 최근 33번째 정규 앨범도 냈습니다.

영원한 현역이라고 불리는 정경화 씨를 권애리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활을 현에 얹자 사람은 금세 음악이 됩니다.

정경화, 나이 일흔, 33번째 정규음반을 내는 동안 연륜도 켜켜이 쌓였습니다.

[정경화/바이올리니스트 : (여전히) '깨갱깨갱' 합니다, 하하하. 성숙해졌고, 두려움이 없어지고. 청중들이랑 나눌 수 있는 그게, 정말 다릅니다.]

손가락 부상으로 5년간 바이올린을 잡지 못한 연주자로서는 치명적인 공백은 오히려 음악을 또 다르게 대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정경화/바이올리니스트 : 5년 동안 하도 머릿속으로 음악 생각을 해서, (마음으로) 단련이 됐어요.]

열정의 연주를 보여줬던 소녀는 이제 다른 꿈을 꿉니다.

아름다움을 뽐내기보다 깊은 질문을 던지는 자유로운 연주.

[정경화/바이올리니스트 : 시간의 흐름에 지장이 없는 것. 항상 흘러가는 것.]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던 젊은 시절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지금 보인다고 말합니다.

[정경화/바이올리니스트 : 어렸을 때,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가 연주하는 걸 들었을 때는 너무 황홀하더라고요. 그런 걸 흉내를 낼 수가 없었어요, 어린애로. 나이를 먹어가면서, 브람스가 쓴 마지막 소나타를 연주했는데… 너무 그 아픔이 콱 와서 닿는데, 작곡가와 연결이 딱 되는 거예요.]

후배들에게도 따스한 조언을 아끼지 않습니다.

[정경화/바이올리니스트 : 내 새끼손가락이 이렇게 짧잖아요. 누구에게나 그 새끼손가락(약점)이 있어요. '새끼손가락 문제'가. 그걸 피하면 안 됩니다. (스승이 그랬어요.) "제일 안 될 때가 너의 진보가 제일 클 때다."]

평생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는 정경화, 10년째 생의 마지막 한 마디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경화/바이올리니스트 : 마지막 말이라는 건 아무와도 대화하는 게 아닙니다. 마지막 말이라는 건, 자기 자신과. (지금 생각하는 마지막 한 마디는 뭐예요?) 지금은… 하나님께 맡기고,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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