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탈레반과 싸우는 아프간 경찰 3만 명, 수개월째 월급 못 받아

경찰 부패 우려로 3월 이후 나토연합군이 급여 지원 보류<br>대체 등록시스템도 '한계'…생계 곤란으로 경찰 이탈자 늘어

탈레반과 싸우는 아프간 경찰 3만 명, 수개월째 월급 못 받아
아프가니스탄 반군인 탈레반 조직과 맞서 싸우는 현지 경찰 3만여 명이 최근 급여를 받지 못해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실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직이 부패해 급여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할 것을 우려한 나토 연합군이 지원을 보류한 데다 대신 도입한 경찰 신원 등록 시스템도 한계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6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탈레반과 혈전을 펼치는 아프간 경찰 3만여명에 수개월째 급여 지급이 사실상 중단됐다.

표면적인 이유는 경찰 급여를 책임진 미국 주도의 나토 연합군이 비용 지급을 보류했기 때문이다.

아프간 내무부의 재정예산국장인 모하메드 사베르 사르와리는 "지난 3월 이후 비용 후원국들이 경찰 3만명 급여분에 대한 지원을 끊었다"고 설명했다.

연합군은 지급된 급여가 부패한 경찰 조직 고위층에 들어가버리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실제로 아프간 경찰 고위층은 존재하지 않는 '유령 군인' 명단까지 만들어 급여를 받아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도 아프간 경찰 두 개 부대를 정식 군대로 통합하는 과정에서 수천 명의 명단이 조작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이에 연합군은 일괄 급여 지급 대신 생체정보 등록 시스템을 도입해 경찰의 신원을 확인한 뒤 월급을 주는 시스템을 도입하게 했다.

하지만 문제는 최전방에서 싸우는 경찰이 이 등록을 받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인근 도시로 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아프간 북부 파르야브 지역 경찰 지휘관인 압둘 사마드는 "우리 지역은 벌써 1년 반 동안 (탈레반에) 포위됐다"며 "경찰이 지역 센터까지 가서 생체정보를 등록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이렇게 급여가 끊어지자 경찰을 떠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경찰 대부분은 생계가 어려운 빈민층 출신이다.

사마드는 "하루 벌어 하루를 살아가야 하는 경찰들은 가게에서 외상으로 식료품을 구하는 지경"이라며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전체 병력 30명 가운데 이미 5명이 무기를 내려놓고 떠나버렸다"고 말했다.

한편, 나토 연합군은 전체 아프간군을 유지하기 위해 현재 연간 40억달러(약 4조2천700억원)를 부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프간 경찰은 불과 월 200달러(약 21만원)를 받으면서도 목숨을 걸고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매일 평균 28명의 아프간 경찰이 탈레반과 싸우다가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