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보호소 폐쇄는 막았지만…갈 곳 없는 '유기견'

<앵커>

폐쇄 위기에 놓였던 대구에서 가장 큰 사설 유기견 보호소가 강제철거 대신 규모를 줄이기로 했습니다. 국민청원에 20만 명이 동참할 정도로 여론이 뜨거웠기 때문인데, 하지만 실제 입양은 거의 없다고 합니다.

한현호 기자입니다.

<기자>

대구 팔공산 자락에 위치한 한나네 보호소입니다. 동구청의 사용중지 명령이 내려진 뒤 보호소 폐쇄를 막아달라는 여론은 들불처럼 번졌습니다.

폐쇄를 막아달라는 국민청원은 이미 20만 명을 훌쩍 넘었습니다. 이처럼 여론이 비등하자 동구청은 강제철거 대신 시간을 두고 보호소 규모를 줄여나가기로 했습니다.

당장 급한 불은 끈 셈이지만 문제는 유기견에 대한 관심이 입양으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곳 한나네보호소가 관리하는 유기견은 모두 250여 마리입니다.

보호소 폐쇄를 막아달라는 여론이 뜨겁지만 실제로 입양을 희망하는 이들은 극히 드문 실정입니다. 동구청에 접수된 입양 문의 건은 단 5건에 그치고 있습니다.

[동구청 관계자 : 너무 안타깝고 고민입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희 상담 민원도 환경과만 550건 정도 들어 왔거든요. 어느 정도 관심 있으신 분들 중에는 지금 한나네 보호소와 관련된 일을 모르시는 분은 없을 거거든요 사실…]

보호소에도 드문드문 입양 희망자들이 방문하고 있지만, 실제 입양은 서너 건에 불과합니다.

[신상희/한나네보호소 운영자 : 여기는 전부 다 애들이 버려진 애들이고 믹스견, 발발이 이런 애들이잖아요. 와서 보시고는 그냥 가시는 분들이 많아요. 키우면 책임감 있게 끝까지 돌봤으면 좋겠어요.]

구청은 유기견 입양을 위해 동물보호단체와 협약을 추진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유기견에게 새 보금자리를 마련해 주는 따뜻한 관심이 절실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