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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새 내각에 유럽주의자·여성 대거 포진

스페인에 새로 출범한 중도좌파 정부가 강력한 친(親) 유럽연합(EU) 성향을 바탕으로 프랑스가 주도하는 EU 개혁논의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으로 전망됩니다.

스페인의 강한 유럽에 대한 지지는 같은 시기에 출범한 이탈리아의 포퓰리즘 연립내각이 강한 반(反) 유럽 행보를 보이는 것과 대조됩니다.

집권 사회노동당(PSOE)의 산체스 페드로 신임 총리는 최근 핵심각료인 경제와 외무 장관을 유럽연합에서 일한 경험이 풍부한 유럽통으로 기용했습니다.

경제장관에는 EU 집행위원회의 차관급 여성 관료인 나디아 칼비노 예산담당 총국장 (director general)이 지명됐고, 외무장관으로는 호세프 보렐 전 유럽의회 의장이 낙점됐습니다.

둘 다 강력한 유럽연합 지지자로, 스페인이 EU 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이들을 내각에 기용한 산체스 총리 역시 석·박사과정에서 EU를 연구한 배경에 더해 의정 활동 내내 강력한 유럽연합 건설을 옹호해 온 스페인의 대표적인 '유럽주의자'로 꼽힙니다.

그는 지난 1일 스페인 하원에서 중도우파 국민당 정부에 대한 내각 불신임안이 통과된 뒤 첫 발언 자리에서도 "스페인은 앞으로 유럽연합의 재정 목표를 준수하고 예산과 거시경제의 안정성을 확보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새 정부 출범 후 스페인이 현재 프랑스와 독일이 주도하는 EU의 진로 설정 논의에서 주도적인 역할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특히 스페인 새 정부의 한 유력 소식통은 영국의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스페인이 앞으로 유럽연합의 진로와 관련해 독일보다는 프랑스 편에 설 것 같다고 말해 주목됩니다.

프랑스는 유럽의 경제통합 심화와 유로존 공동재무장관 창설 등을 주장하고 있으나 EU 내에서 재정적 주도권을 쥐고 있는 독일은 미적지근한 반응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유로존 4위의 경제 대국인 스페인이 실제로 프랑스 편을 들 경우, EU 개혁논의를 주도하고 있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든든한 '우군'을 얻게 됩니다.

스페인의 싱크탱크 엘카노 로열 연구소의 찰스 포웰 소장도 "라호이 정부는 유럽개혁 이슈에서 남유럽의 독일이라고 할 만큼 보수적이었지만, 이 정부는 대담하고 적극적으로 정치·경제적 통합 심화에 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전망에도 스페인의 새 정부가 프랑스가 주도하는 유럽연합의 통합 심화 방안 중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을 지지할지 등은 아직 불투명합니다.

조각이 완료된 뒤 오는 28∼2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 산체스 총리가 참석하면 스페인 새 정부의 EU 청사진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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