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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면장님 개인기사가 아닙니다"…공무원 그만둔 사연

<앵커>

40대 중반에 그 어렵다는 공무원 시험을 봐서 9급에 합격한 남자가 1년 만에 스스로 사표를 냈습니다. 5급 면장이 갑질로 괴롭혔다면서 경찰에 고소를 했습니다.

안상우 기자입니다.

<기자>

올해 47살인 A씨는 근무지 변동이 잦은 군무원을 그만두고 지난해 늦깎이 9급 공무원이 됐습니다.

경기도 안성의 한 면사무소에 운전직으로 부임했지만 순탄치 못했습니다.

[전직 9급 공무원 : 출근 시간이 되면 겁이 납니다. '오늘은 무슨 일이 벌어질까?' 매일 두근두근하고 겁이 났습니다.]

A씨는 관용차로 문서 수발이나 대민 지원을 하는 게 원래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면장과 부면장의 개인기사 역할이 더 많았다고 토로합니다.

[전직 9급 공무원 : 키 하나 던져주고 '주차해라' 이런 식으로… 쉬고 있으면 계속 전화해서 불러내고요. 하루 종일 운전을 시켜요.]

출퇴근은 기본, 술 취한 상사를 집에 데려다 주며 모욕에 가까운 잔소리도 들어야 했습니다.

[면장 : 한 손으로 해. 너 바보 같아. 지나다니다 보면 길이 안 외워져?]

더구나 면장은 A씨 차만 몰고 오게 했는데 감사를 피하기 위해서라고 A씨는 주장합니다.

[전직 9급 공무원 : 기름값이 사비로 나가고 하니까 관용차를 끌고 나가면 '왜 이걸 끌고 왔냐?'고 그래요. 감사가 오면 지적사항이 돼버리니까요.]

5개월을 견디던 A씨는 지난 3월 1년 만에 공무원을 그만뒀습니다.

면장 측은 딱 하루 A씨가 스스로 도와줬을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면장 : (A씨 주장에) 저도 놀랐고, 짐도 좀 있어서 같이 타자고 했더 니 (A씨가) 흔쾌히 가자고 해서 같이 들어온 거죠.]

하지만 면장 등이 A씨에게 자신을 태우러 오라는 문자를 보낸 날은 하루 이틀이 아니었습니다.

정신과 치료를 받는 A씨는 당시 당한 일 때문이라며 면장과 부면장을 직권 남용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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