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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지법 '중추' 부장판사들 수사 촉구 대신 '책임통감'

중앙지법 '중추' 부장판사들 수사 촉구 대신 '책임통감'
양승태 사법부 시절 법원행정처의 '재판 거래' 의혹과 관련해 서울중앙지법의 중추격인 부장판사들이 후속 대책을 놓고 머리를 맞댔지만,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는 요구안을 의결하지는 못한 채 회의를 마쳤습니다.

검찰 수사를 요구한 단독·배석 판사들의 입장과는 결을 달리하는 것으로, 중견 판사들을 중심으로 검찰 수사에 대한 '신중론'이 확산하는 모양새입니다.

전날 지방법원 부장판사급인 서울고법의 고법판사들도 수사 요구 대신 재발방지책을 요구하는 입장을 채택했습니다.

5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소속 부장판사들은 전날 2차례에 이어 이날 세 번째 판사회의를 열어 사태에 대한 의견 수렴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전체 부장판사 113명 중 절반도 회의에 참석하지 않아 의사정족수 미달로 결의문을 내지 못했습니다.

이들은 전날 오전 1차 회의를 열어 "사법행정권 남용 및 재판독립 저해 행위에 대해 사법부 구성원으로서 참담함을 느끼며 책임을 통감한다"는 입장을 내는 데 그쳤습니다.

부장판사들은 1차 회의에서 검찰 수사 요구 방안 등 안건을 충분히 논의하지 못하자 같은 날 오후 2차 회의까지 열었으나 역시 의사정족수가 미달했다.

이날 3차 회의까지 무산되자 추가 회의는 열지 않기로 했습니다.

회의 무산 배경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각자 재판업무가 바빠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게 표면상 이유입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수사 촉구' 여부를 논의하는 자리가 부담스러워 일부러 부장판사들이 회의를 피하지 않았겠냐는 분석도 적지 않습니다.

중앙지법 부장판사 중 보고서 작성에 관여한 인사들이 일부 포함된 사실도 이런 분석에 무게를 더합니다.

부장판사회의 의장단이 전날 2차 회의가 무산된 후 '수사 촉구' 안건을 제안하는 이유를 정리해 판사들에게 이메일을 돌린 것이 오히려 판사들의 회의 참여를 꺼리게 만든 요인이 됐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의장단의 이메일을 일종의 '압박'으로 여기고 회의에 불참한 부장판사들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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