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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기성용이 '군기반장'으로 나선 이유는?

'캡틴' 기성용이 '군기반장'으로 나선 이유는?
▲ 2018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하는 축구대표팀 기성용이 4일 오후(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레오강 슈타인베르크 스타디온에서 훈련을 마친 뒤 그라운드를 나서고 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 흘린 눈물을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주장을 맡은 기성용(29·스완지시티)은 4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레오강의 슈타인베르크 스타디온에서 전지훈련 캠프 입성 후 첫 훈련을 진행한 뒤 신태용 감독의 마무리 멘트가 끝나자 곧바로 선수들 자체 미팅을 소집했습니다.

태극전사 23명은 이 경기장 센터서클에서 원 형태로 둥그렇게 둘러섰습니다.

신태용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이 모두 배제된 상황에서 선수들만의 시간이었습니다.

대표팀 '캡틴'인 기성용이 선수들에게 러시아 월드컵에 임하는 자세와 훈련 때의 태도 등을 중심으로 7분 가까이 말을 했습니다.

선수들은 '놀이'에 가까웠던 유쾌한 훈련 시간과는 달리 무거운 분위기였습니다.

신태용 감독이 지시사항을 전달할 때만 해도 밝은 표정이었지만 선수들은 심각한 표정의 얼굴로 주장 기성용의 말을 경청했습니다.

이어 팀에서 고참급인 구자철(29·아우크스부르크)이 배턴을 넘겨받아 선수들에게 정신력을 강조하는 말을 이어갔습니다.

마지막으로 기성용이 7일로 예정된 볼리비아와의 평가전을 비롯해 일전에 대비해 '마음을 다잡자'는 코멘트로 자체 미팅을 마무리했습니다.

선수 자체 미팅 시간은 15분.

신태용 감독이 선수들에게 이야기했던 5분의 세 배가 넘는 시간입니다.

기성용은 선수 미팅 후 "선수들에게 대회를 준비하는 마음가짐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전했습니다.

월드컵에 나서는 신태용호의 주장 완장을 찬 기성용이 '군기반장'을 자처한 까닭은 러시아 월드컵에서 4년 전 '브라질의 실패'를 재연하고 싶지 않은 마음 때문입니다.

기성용은 브라질 월드컵 때 한국이 1무 2패의 부진한 성적으로 탈락하면서 누구보다 마음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당시 손흥민(26·토트넘)은 많은 눈물을 흘려 주위의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습니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 나서는 태극전사 가운데 '브라질의 악몽'을 경험한 선수는 기성용과 손흥민을 포함해 총 8명입니다.

기성용과 손흥민 외에 구자철과 김영권(28·광저우), 김신욱(30·전북), 김승규(28·빗셀 고베), 박주호(31·울산), 이용(32·전북)이 4년 전의 아픔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브라질 월드컵을 경험하지 않았던 선수들과는 온도 차가 있습니다.

지난달 28일 온두라스와 평가전을 통해 데뷔했던 이승우(20·엘라스 베로나)와 문선민(26·인천), 오반석(30·제주)을 비롯한 나머지 선수들로서는 월드컵이라는 무대에서의 중압감과 패배 후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상상할 수 없습니다.

기성용은 앞서 1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국내 평가전에서 1-3으로 지고 난 후에도 선수들을 모아 놓고 "오늘 경기에서 실수가 많이 나왔습니다. 이런 실수가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되풀이된다면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할 것"이라며 쓴소리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표팀 관계자는 "새롭게 대표팀에 합류한 선수들에게 러시아 월드컵에 임하는 간절함이 적다고 생각해 자신의 생각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면서 "브라질 월드컵에서 좌절을 경험했던 기성용 선수가 주장으로서 누구보다 책임감을 느끼기 때문에 선수 자체 미팅이 길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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