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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생명줄' 관광업 호황…밀려드는 외국인에 '환경 경고음'

국민 1인당 외국인 관광객 3명 시대…상수도·숙박 등 수용능력 한계

관광산업 호황으로 경제난을 던 그리스가 이제는 밀려드는 외국인 관광객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빠졌다.

국민 1인당 외국인 관광객 3명 시대를 맞을 정도로 관광시장이 활황을 누리지만 그리스의 관광객 수용 능력이 한계에 달하면서 환경 보호에 경고음이 울리기 때문이다.

올해 그리스를 찾는 외국인이 3천200만 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그리스 인구 약 1천100만 명의 3배 가까이 된다.

외국인 관광객이 지난 3년 사이에 매년 200만 명 증가했다.

중국인 관광객은 2017년 이후 갑절로 많아졌다.

그리스가 관광 서비스 개선과 함께 자국을 사계절 관광지로 홍보하고 작년 9월 그리스 아테네와 중국 베이징 직항 노선을 개설한 것이 효과를 냈다.

2010년 국가부도 사태에 몰려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고, 정부 재정 초긴축 과정에서 이에 항의하는 시위와 폭동에 시달렸던 그리스 경제에 관광업은 '구명조끼'와도 같았다.

그리스 국민 5명 가운데 최소 1명은 관광업에 종사하고 있어서다.

관광업은 그리스 외화벌이의 4분의 1 가까이 차지할 정도로 경제적 비중이 크다.

그러나 가파른 관광객 급증을 이대로 방치하면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유명 환경운동가 니코스 크리소겔로스는 "우리는 점점 더 많아지는 관광객을 계속 감당할 수 없다"며 "(관광객) 숫자에만 집중하고, 보다 지속가능한 관광업 모델 개발을 모색하지 않는다면 큰 부메랑이 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주요 관광지인 섬들에 관광객들이 급증해 천연자원이 파괴될 가능성이 커졌고 도로와 전력, 숙박시설 등 기존 기반시설이 감당하기 어렵게 됐다는 것이다.

현지 관료들 사이에서는 관광객 급증을 놓고 축복이 아닌 저주라는 말까지 나온다.

그리스 에게 해 남부에 있는 산토리니 섬의 면적은 76㎢에 불과하지만 하룻밤 묵는 방문이 작년에 550만 건을 넘어 전기와 물 소비량이 폭증했다.

니코스 조르조스 산토리니 시장은 이곳을 방문한 크루즈선 승객의 하루 하선 인원을 8천 명으로 제한하기도 했다.

조르조스 시장은 "많은 담수 공장들을 세워왔고 그리스에서 가장 큰 담수 공장도 건설 과정에 있다"며 "그러나 5년 뒤에는 이들 공장조차 충분하지 않을 것으로 우려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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