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무기 무서워"…방공호 파던 노동자 숨져 미국 부호 기소

북한이 핵무기를 실은 대륙간 탄도미사일, ICBM을 쏠 것을 우려한 한 미국인이 자기 집 밑에 대피용 방공호를 파던 노동자가 사고로 숨지는 바람에 재판을 받게 됐습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백만장자인 대니얼 벡위트는 방공호 파기에 고용한 21살 아스키아 카프라가 숨진 사건과 관련해 2급 살인 및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벡위트는 미국 본토에 대한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 위협이 고조되던 지난해 9월 땅굴을 파기로 하고 SNS를 통해 알게 된 카프라를 고용했습니다.

워싱턴DC 인근의 고급 주택가인 베데스다에 사는 벡위트는 카프라가 자신의 집 위치를 알 수 없도록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만나 검은 안경으로 눈을 가리고 데려온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벡위트는 카프라에게 작업하는 내내 땅굴에서만 머무르게 하면서 식사, 수면은 물론 용변까지도 작업 중인 땅굴에서 해결하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는 카프라에게 일을 마치고 나면 꿈꾸는 회사를 차릴 수 있는 돈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했습니다.

카프라가 판 땅굴은 벡위트의 집 지하실에서 3ｍ 가량 수직으로 내려가고 나서 다시 옆으로 60ｍ까지 뻗어 나갔습니다.

그러나 벡위트의 집 지하실에서 불이 나 땅굴서 작업하던 카프라는 숨졌습니다.

검찰은 벡위트가 전선 등이 복잡하게 얽힌 열악한 작업 환경에 카프라를 방치해 숨지게 하는 등의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벡위트는 지난 8일 10만 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나 향후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