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무장관 된 伊 극우당 대표 "난민정책 뜯어고칠 것"

서유럽 최초로 출범한 이탈리아의 포퓰리즘 정부 탄생의 주역인 마테오 살비니(45) 내무장관 겸 부총리가 취임 일성으로 "난민 정책을 뜯어고칠 것"이라고 밝히며, 강경한 난민정책을 예고했다.

살비니 장관은 1일 로마 대통령궁에서 취임 선서를 한 뒤 기자들에게 "내무장관으로서 맨 처음 할 일은 이탈리아의 난민정책을 개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당 대표를 맡고 있는 극우정당 '동맹'은 반(反)난민, 반(反)이슬람 정서를 등에 업고 지난 3월 총선에서 17%의 표를 얻어 약진한 뒤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과 연정을 구성, 정부의 한 축이 됐다.

살비니 장관은 총선 전 이미 60만 명에 달하는 불법 이민자 추방, 해안을 통한 난민유입 저지 등의 공약을 내건 바 있다.

그는 불법 난민 본국 송환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현재 이탈리아 각지의 난민센터에 난민 지원을 위한 용도로 지급되는 돈을 삭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유럽연합(EU)에도 난민 분산 수용 등으로 이탈리아의 난민 부담을 나눠서 지는 적극적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살비니 장관은 공화국 선포 기념일인 2일 로마에서 열린 기념식에서도 난민정책 개혁에 시급히 착수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하며, 취임 이후 첫 행선지로 난민 위기의 최전선인 시칠리아를 택했다고 밝혔다.

그는 "내일 우리의 국경인 시칠리아에 간다"며 "우리는 수 십 만 명의 난민을 이탈리아에 계속 받을 여유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난민 저지를 위해)난민들이 출발하는 나라들과 협약을 개선하는 방안 등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살비니 장관의 방문을 앞두고 1일 시칠리아 섬에는 프랑스 비정부기구(NGO)인 'SOS 메디테라네' 선박에 의해 지중해에서 구조된 150여 명의 아프리카 난민이 상륙했다.

이들 가운데에는 어린이, 여성이 다수 포함돼 있다고 이 NGO는 전했다.

이런 가운데 유엔난민기구(UNHCR) 직원인 마르코 로툰노는 살비니 장관의 시칠리아 방문 계획에 대한 의견을 묻자 "아직 견해를 밝히기엔 너무 이르다"면서도 "전쟁과 박해를 피해 떠난 많은 사람이 있고, 그들은 국제사회의 보호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에는 2013년 이래 약 70만 명의 난민이 지중해를 건너 도착했다.

난민들로 인한 사회적·경제적 부담이 커짐에 따라 이탈리아 국민 사이에 반난민 정서가 널리 퍼졌고, 이는 지난 총선에서 동맹의 지지율이 수직 상승하는 자양분이 됐다.

난민 행렬은 그러나 작년 7월 당시 집권당인 중도좌파 민주당 정부가 난민들의 주요 출발지인 리비아 정부와 협약을 맺고, 불법 난민 밀송출 업자를 단속하는 리비아 해안경비대의 활동을 측면 지원하기 시작한 이래 현재까지 약 80% 급감해 한풀 꺾인 상황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