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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환자 이상증세 경찰 신고했는데…방화로 주택 전소

<앵커>

이틀 전 한 치매 환자가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르면서 졸지에 일가족 다섯 명이 갈 곳 없는 신세가 됐습니다. 방화 전날 환자가 불을 낼 것 같다며 가족이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는데도 막지 못했습니다.

김민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빌라 창문에서 불길이 치솟습니다. 이 불로 기초생활수급자인 55살 한서연 씨 가족 5명이 살던 임대주택이 전소됐습니다.

불을 낸 건 치매 환자인 한 씨의 오빠입니다. 한 씨는 화재 전날 밤 오빠가 이상 증세를 보여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한서연/치매 환자 동생 : 고모 빨리 와, 해서 왜 그러냐고 했더니 아빠가 자꾸 불을 핀대요. 쫓아가 봤는데 이미 방에 몇 군데를 그을려 놨더라구요. 신고했어요. 좀 도와주세요.]

한 씨가 오빠를 요양원으로 보내달라고 요청했지만 경찰은 보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한 씨 오빠가 교통사고 벌금 20만 원을 미납해 수배된 사실을 확인하고 검찰의 지휘에 따라 한 씨 오빠를 체포했습니다.

[한서연/치매 환자 동생 : 하나도 안 냈다면 연행을 해가도 이해를 해요. 다달이 (기초생활 수급비에서) 15만 원, 20만 원씩 갚아 왔어요. 그래서 다 냈는데…]

그 다음이 더 문제였습니다. 한 씨가 오빠를 풀어줄 때 연락을 달라고 요청했지만 검찰은 다음 날 아침 아무 통보도 없이 오빠를 석방했습니다.

이곳 유치장에 있었던 치매 남성은 석방 직후 가족들 없는 빈집으로 돌아가 불을 질렀습니다.

검찰은 환자 상태를 보고받지 못했다며 경찰을 탓했고, 출동했던 경찰은 검찰에 환자 상태를 알렸다고 밝혔습니다.

다섯 식구가 갈 곳 없는 처지에 빠졌지만, 검·경은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양새입니다.

(영상편집 : 하성원, VJ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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