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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영철 뉴욕 방문' 아직 보도 없어…조명록 방미 때와 대조

北, '김영철 뉴욕 방문' 아직 보도 없어…조명록 방미 때와 대조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북미정상회담 '담판'을 위한 방미 일정에 돌입했지만, 북한 매체들에서는 그의 방미와 관련한 보도가 아직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대외용 조선중앙통신과 대내용 노동신문 등 매체들은 오늘(31일) 오전 현재까지 김 부위원장의 미국 방문 사실을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 29일 낮 중국 베이징에 도착한 뒤 다음날인 30일 오후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서 뉴욕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이어 한국시간으로 31일 오전 3시쯤 뉴욕 JFK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만찬 회동을 했습니다.

김 부위원장이 평양에서 출발한 지 이틀이 다 되어가고, 미국에서 실질적인 일정도 시작한 시점이지만 북한 매체들은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북한 매체들의 이런 보도 태도는 지난 2000년 10월 9∼12일 조명록 당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군 총정치국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사로서 미국을 찾아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을 만났을 때와 대조적이어서 눈길을 끕니다.

조명록 제1부위원장의 방미 당시 노동신문과 대내용 라디오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매체들은 사전 예고에서부터 평양 출발, 미 워싱턴DC 도착, 클린턴 대통령 면담, 귀국 등 개별 일정을 일일이 비교적 신속하게 보도했습니다.

노동신문 등은 조 제1부위원장이 미국을 방문하기 무려 8일 전인 10월 1일에 "김정일 동지의 특사가 미국을 방문한다"며 그의 방미 계획을 밝혔습니다.

신문은 당시 예고 보도에서 "특사는 클린턴 대통령을 만나 중요한 담화를 하게 된다"며 클린턴 대통령 예방이 예정된 사실도 공개했습니다.

조명록 방미를 계기로 채택된 북·미 공동 코뮈니케 내용은 10월 12일 오후 5시 조선중앙방송과 대외용 라디오 평양방송, 조선중앙TV가 동시에 보도했으며 13일 노동신문 1면에도 크게 실렸습니다.

조명록 방미 때 북한이 이처럼 적극적인 보도를 한 것은 일정한 '성과물'이 이미 보장된 상황에서 상징성에 무게가 실린 방문이었기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찰스 카트먼 미 한반도 평화회담 특사는 당시 조명록 방미에 앞서 9월 말∼10월 초 뉴욕에서 닷새간 회담을 열어 북미 간의 현안을 포괄적이고 깊이 있게 논의했었습니다.

그러나 김영철 부위원장의 이번 방미는 다음 달 12일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남은 쟁점을 풀기 위해 이뤄졌고, 김영철-폼페이오의 '담판' 내용에 따라 결과물도 유동적인 상황입니다.

이런 점에서 김 부위원장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면담이 성사되거나, 만족스러운 수준에서 의견 접근이 이뤄지는 등 일정한 성과가 도출될 경우 북한도 소식을 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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