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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점 피하며 딴소리…日 아베 '밥 논법'에 "우롱 당했다" 비판 비등

요점 피하며 딴소리…日 아베 '밥 논법'에 "우롱 당했다" 비판 비등
사학스캔들로 궁지에 몰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요점을 피하며 형식적인 해명을 내 놓는 화법으로 일관하며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논점을 바꾸며 딴소리를 연발하는 아베 총리의 해명 방식을 비꼬는 의미로 SNS에서는 '밥(ご飯) 논법'이라는 말이 화제가 되고 있다.

29일 도쿄신문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전날 국회에서 열린 사학스캔들 관련 집중 심의에서 이런 '밥 논법'이라는 말이 등장했다.

고이케 아키라(小池晃) 일본 공산당 서기국장이 아베 총리가 문제의 가케(加計)학원 이사장과 만났다는 문건을 토대로 만났는지 여부에 대해 추궁한 것에 대해 아베 총리는 문건에 대한 설명 대신 "정부의 (가케학원 수의학부 허가) 결정 과정에 한점 구름도 없다"는 답변을 내놨다.

이에 고이케 서기국장은 "이것이 지금 화제가 되고 있는 '밥 논법'이다. 완전한 바꿔치기다"고 말했다.

'밥 논법'은 아베 총리의 답변 자세에 대해 SNS상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신조어다.

아베 총리에 비판적인 호세이(法政)대의 우에니시 미쓰코(上西充子) 교수가 자신의 트위터에 처음 올린 말이다.

'밥(식사)을 먹었느냐'는 질문을 하면 마치 '쌀밥을 먹었느냐'고 물은 것처럼 논점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바꿔서 '밥(쌀밥)을 먹지 않았다(빵은 먹었지만)'고 강변하는 식으로 아베 총리가 말장난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자신의 친구가 이사장인 가케학원이 수의학부 신설 허가를 받는 과정과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와 친분이 있는 모리토모(森友)학원이 국유지를 헐값에 사들이는 과정에서 각각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2가지 사학스캔들에 휘말려 있다.

가케학원 스캔들과 관련해서는 아베 총리가 학원 이사장과 면담해 수의학부 구상을 듣고 "좋다"고 말했다는 결정적인 연루 증거를 담은 문서가 수의학부 설치 예정 지자체인 에히메현(縣)에서 나왔다.

또 모리토모학원 스캔들과 관련해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 여사의 담당 공무원이 사학재단에 우대 조치를 해줄 수 있는지 물었다는 재무성 문건이 공개되며 아베 총리 부부를 궁지에 몰아넣었다.

이런 새로운 증거로 한층 더한 위기에 처했지만 아베 총리는 계속 이런 '밥 논법'으로 논점을 흐리며 궁지에서 벗어나려 하고 있다.

전날 집중 심의에서도 그는 모리토모학원에 대한 자신 혹은 부인의 관여 여부에 대해 "돈을 주고받고 행정(부)에 압력을 가하는 의미의 관여는 없다"면서 '관여'라는 단어의 뜻을 뇌물죄에 해당하는 좁은 의미로 축소하기도 했다.

그는 가케학원 스캔들과 관련해서는 가케 이사장에게 식사 대접을 받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에 "특별히 야키니쿠(일본식 불고기)를 얻어먹으려고 그런 것(특혜)을 한다는 건 생각할 수 없다"면서 논점을 흐리는 말을 하기도 했다.

도쿄신문은 아베 총리의 이런 '밥 논법'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비등하고 있다며 "이런 발언으로 국회와 국민을 우롱하고 있는 정부는 비겁하다"는 우에니시 교수의 말을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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