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네티즌, 교사 시위 강제진압에 "대단하다 우리나라" 성토

중국에서 교사들의 시위현장을 강제진압한 공권력에 대해 네티즌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29일 프랑스 국제라디오방송(RFI) 중문판 보도에 따르면 중국 안휘성 류안시 공안은 지난 27일 밀린 급여를 달라며 시정부 청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던 200여명의 교사를 강제진압했습니다.

현장 주위의 시민들이 사회관계망(SNS)에 올린 글이나 영상을 보면 진압과정에서 상당수 교사들이 폭력행위에 노출됐습니다.

공안이 교사들을 해산하면서 교사들의 손에 수갑을 채웠고 일부 여교사를 구타했습니다.

병원의 들것에 실린 여성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공안의 강제진압 사진과 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오자 네티즌들은 최근 상영된 애국주의 영화에 빗대 '대단하다 우리나라'라며 비꼬았습니다.

'대단하다 우리나라'는 2012년 시진핑 국가주석이 집권한 이래 5년 동안 거둔 성과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만든 영화입니다.

공안은 진압과정이 문제가 되자 성명을 내고 현장에 40명정도 모였고 공공질서 유지를 위해 강제해산했다면서 해산과정에서 폭력행위는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공안의 해명에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집회신고를 하지 않아 불법시위가 된 부분에 대해서는 중국에서 집회는 동란과 같은 의미로 쓰인다면서 집회시위는 공민의 권리지만 홍콩과 같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중국에서 불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또 공안이 시위진압현장 촬영을 못하게 했고 선전부는 현지 매체의 보도를 막았다고 비난했습니다.

한 네티즌은 교사들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 힘든 것이 아니라 마땅히 받아야 할 존경을 받지 못해 더 큰 괴로움을 겪고 있다면서 공안이 교사의 손에 수갑을 채운 것은 민족의 미래에 수갑을 채운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교사들이 1년씩이나 밀린 급여를 받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가 매를 맞았다면서 교사에 대한 존중을 얘기할 게 아니라 개인의 인권을 이야기해야 하는 수준이라고 비꼬았습니다.

프랑스 AFP는 중국에서 올해만 교사들의 시위가 30건에 이른다면서 주로 소도시나 농촌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공산당기관지 광명일보는 이 사건에 대해 이례적으로 논평을 내고 국가재정으로 보장된 급여를 받지 못한 교사들이 거리로 나선 것은 어떤 상황이 됐든 부끄러운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RFI/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