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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역 사고 2년…위험 떠안은 '비정규직' 숙제 여전

<앵커>

열아홉 나이에 지하철역 스크린도어 수리작업을 하던 김 씨가 사고로 숨진 지 2년이 지났습니다. 불의의 사고 이후 지하철 정비원들은 안정된 일자리에 근무여건도 개선됐지만 우리 사회 곳곳에는 여전히 김 씨처럼 위험을 떠안고 사는 비정규직이 많습니다.

원종진 기자입니다.

<기자>

2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김 씨가 떠난 자리에는 그를 추모하고 기억하려는 글이 가득합니다.

식사할 시간도 없어 가방에 넣어 다녀야 했던 컵라면. 생일을 하루 앞두고 사고를 당해 먹지 못했던 케이크도 놓였습니다.

김 씨가 떠난 뒤 적잖은 것이 바뀌었습니다.

죽음을 각오한 대가로 200만 원도 받지 못했던 월급은 현실화됐고 안전 인력도 늘었습니다.

2년 전과 비교해 스크린도어 고장 건수는 절반 이하로 줄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그대로인 것도 많습니다. 비정규직의 현실이 그렇습니다.

김 씨처럼 특성화고를 나와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사람답게 일할 권리'는 아직 먼 이야깁니다.

[이은아/특성화고 졸업생 노조위원장 :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부품을 만드는 공장인데, 화학제품에 계속 장시간 노출이 돼 있는 상태라 그 부분에 대해서 회사에 요구를 하면 '어 그럼 너, 일 안 할 거냐' 이런 식으로….]

이번 달 용기 내 '특성화고 졸업생 노동조합'을 만들었지만 차별의 벽만 실감하고 있습니다.

[이은아/특성화고 졸업생 노조위원장 : (조합원에게) '너 고졸. 너 이번에 들어온 고졸 누구누구' 막 이렇게 부르는 거예요. 이름을 생략을 하고. 노동조합이 생기든 말든 너희가 뭘 할 수 있겠느냐는 반응인 것 같아요.]

변하지 않는 위험의 외주화는 김 씨 이후에도 숱한 청년 노동자의 생명을 앗아갔습니다.

[김병철/청년유니온 위원장 : (청년 노동자가) 올해 초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무분별한 업무지시를 거부할 수 없는 그런 열악한 일터에 놓여져 있다 보니까…]

지난해 발표된 하청 노동자의 산업재해 사망률은 원청의 8배.

김 씨가 떠난 지 2년이 지났지만 우리 사회의 숙제는 여전히 남았습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 영상편집 : 유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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