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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 여성을 소비하는 서사?"…이창동 감독의 변

"'버닝', 여성을 소비하는 서사?"…이창동 감독의 변
이창동 감독이 영화 '버닝'의 여성 묘사에 대한 지적에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25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라운드 인터뷰를 가진 이창동 감독은 여성 캐릭터가 소비되는 서사라는 일부 지적에 대해 "해미(전종서)에 대해 왜 종수(유아인)의 눈에 사라진 여성으로 그렸는가라는 시각에 대해서는 긴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운을 뗐다.

이어 "'버닝'을 제외하고 5편의 영화를 연출했다. '오아시스'는 남녀가 대등하게 그려진 영화라고 본다면 다섯 편 중 2편이 여성이 주인공인 영화였다. 우리가 많이 향유해온 서사 형식이라는게 어떤 의미에서는 남성적이라고 볼 수 있다. 고전이나 중세 소설의 영향이 적잖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로망스'(Romance)를 예로 들었다.기사들의 모험이 주를 이루는 연애담이나 무용담 혹은 무용 연애담에서 출발한 문학이다.

이창동 감독은 "대표적으로 중세의 기사와 귀부인의 사랑을 담은 로망스가 남성 중심적인 서사다. 지금도 수많은 서사들이 재생산되는데 남성 위주다. 그런 질문이 나왔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새로운 서사로 나아갈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생겼다. 여성 주인공이 나와 액션을 하고 복수를 한다고 해서 여성 중심의 서사는 아니다. 어려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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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영화가 해미의 삶을 그린 방식에 대한 아쉬움을 지적하는 관객도 있다"고 하자 이창동 감독은 "영화 속 세 주인공이 현재의 청년들이라고는 돼 있지만 나는 이 영화가 청년들만의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주인공이 젊으니까 그렇게 말할 수 있지만 청년의 이야기로 한정지을 순 없다. 또한 청년의 모습을 어떻게 그리느냐는 여러 시각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종수보다는 해미가 더 보통의 한국 청년 모습에 가깝지 않나 싶다. 카드빚을 지고 힘들게 살긴 하지만 해외 여행도 간다. 그로 인해 힘들기 때문에 죽고 싶은 마음도 들지만 무섭기 때문에 사라지고 싶어한다. 그러면서 삶의 의미처럼 해답 없는 답을 찾기도 한다."라고 덧붙였다.

'버닝'은 유통회사 알바생 종수(유아인)가 어릴 적 동네 친구 해미(전종서)를 만나고, 그에게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을 소개받으면서 벌어지는 비밀스럽고도 강렬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유아인, 스티븐 연, 전종서가 주연을 맡았다. 

(SBS funE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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