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첫 발 뗐지만…빛바랜 北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앵커>

조금 전에 북한이 핵실험장을 폭파시킨 사진을 보여드렸는데, 곧 외신 기자들도 원산에 도착해서 찍은 영상을 보내올 예정입니다. 하지만 일이 이렇게 되면서 의미가 많이 약해졌습니다.

김수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는 어제(24일) 오전 11시에 2번 갱도에서 시작됐습니다.

폭발 전 북측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촬영준비가 됐냐'고 물었고, 3초 뒤 폭발음이 났다고 풍계리 공동취재단은 전했습니다.

만탑산을 흔드는 묵직한 굉음과 함께 갱도 입구에 흙과 부서진 바위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입구 쪽 첫 폭음 뒤 갱도 안쪽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두 번 정도 폭음이 더 울렸다고 취재단은 전했습니다.

연이어 10초 뒤 관측소가 폭파될 때는 굉음과 함께 짙은 연기가 계곡을 뒤덮었습니다.

2번 갱도에 이어 오후 2시 17분에는 4번 갱도가 폭파됐고, 2시 45분 생활 건물 등 5개 건물이 폭파됐습니다.

오후 4시 2분, 3번 갱도와 관측소가, 15분 뒤에는 남은 2개 동의 막사, 군 건물이 폭파됐습니다.

우리 측 취재진은 이 같은 주요 폭파 내용을 전화로 서울의 취재진에게 전해왔습니다.

풍계리에 있는 4개 갱도 가운데 지난 2006년 1차 핵실험 뒤 폐쇄된 동쪽 1번 갱도의 폐기 절차가 진행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6차례 핵실험이 진행됐던 풍계리 핵 실험장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면서, 비핵화의 첫발을 내딛는 듯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로 그 의미가 퇴색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