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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뇌가 포유류의 6배에 달하는 이유는?

인간의 뇌는 지구 상의 다른 동물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크고, 몸체 대비 크기가 일반 포유류의 6배에 달합니다.

인간은 이런 크기를 유지하느라 전체 에너지의 20%를 사용합니다.

인간이 이런 큰 뇌를 갖게 된 이유에 대해 일부 과학자들이 기존 이론과는 다른 흥미로운 해답을 내놨습니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대학의 모리시오 곤살레스-포레로 연구팀은 23일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인간의 뇌가 생태 환경적 스트레스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커졌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과학저널 '네이처'에 밝혔습니다.

악천후에서 사냥감을 찾고, 식량이 상하지 않게 보관하고 가뭄 때 물을 확보하는 등 다양한 생태 환경적 상황에 대처하느라 뇌가 커졌다는 것입니다.

이는 인간이 서로 복잡한 사회적 작용을 하느라 사고를 담당하는 뇌 조직이 커졌다는, 지난 수십년 간 정설처럼 돼온 기존 이론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곤살레스-포레로 연구원은 "인간의 큰 뇌는 사회적 활동보다는 생태적 문제 해결과 축적된 문화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인간 사회의 복잡성은 큰 뇌를 갖게 된 원인이 아니라 결과물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고 지적했습니다.

연구팀은 생태적, 사회적 문제에 대처하는 것이 뇌 크기에 주목할만한 영향을 주는지, 만약 그렇다면 어느 정도나 영향을 미치는지 측정할 수 있는 수학적 모델을 개발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뇌를 크게 한 60%는 식량을 찾아 저장하고 석기 도구를 만드는 등 개인이 혼자 환경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이뤄졌고, 30%는 함께 사냥하는 등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다른 사람과 협력하는 과정에서, 나머지 10%는 개인 간, 집단 간 경쟁을 하면서 뇌가 커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다른 동물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도전적 환경에서 서식했는데 유독 인간만 뇌 크기가 커진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한 설명이 안 됩니다.

곤살레스-포레로 연구원은 이에 대해 "이번 연구는 힘든 생태환경과 문화의 상호 작용이 인간의 뇌 크기를 만들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문화의 영향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지 않았지만 문화가 뇌의 크기에 상당한 영향을 준 증거가 드러난 만큼 다음 연구에서 문화적 요소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번 연구결과에 대한 동료학자들의 평가는 후하지 않은 편입니다.

플로리다주립대 뇌 진화 전문가인 딘 폴크는 언어 발달이 인간의 뇌를 크게 만들었을 수 있다는 가설은 평가하지 못했으며, 뇌 크기에 영향을 미치는 에너지 수요의 역할을 지나치게 강조했다고 지적했고, 옥스퍼드대 진화심리학자 로빈 던바 교수 등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이 선사시대의 생활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내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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