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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군사 갈등 고조…림팩 초청 취소·美 폭격기 남중국해 출격

美·中 군사 갈등 고조…림팩 초청 취소·美 폭격기 남중국해 출격
미국과 중국이 무역 분야에서 한바탕 '전쟁'을 치른 데 이어 양국의 갈등이 군사 분야로 확산하는 양상입니다.

24일 미국과 중화권 언론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중국이 주변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남중국해에서 지속적인 군사기지화에 나서고 있는데 반발, 당초 중국 측에 보냈던 다음 달 환태평양훈련(림팩) 참가 초청을 취소했습니다.

림팩은 미 해군 주도로 하와이 근해 등에서 2년마다 열리는 세계 최대의 다국적 해상합동훈련입니다.

미 국방부의 크리스토퍼 로건 동아시아ㆍ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지속적인 군사기지화에 대한 '초기 대응'으로 중국 해군의 림팩훈련 참가 초청을 취소한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은 지난 2014년과 2016년에 이어 올해도 미국의 초청으로 당초 이 훈련에 참여하기로 했었습니다.

중국은 2016년에는 구축함 시안함, 프리깃함 헝수이함, 종합보급함 가오유후함, 의료지원선 허핑팡저우호, 종합 잠수구조함 창다오함 등 5척의 함정과 3대의 함재 헬기, 1천200명의 병력을 파견했습니다.

미국측이 중국에 대한 훈련 초청 취소를 '초기 대응'이라고 밝혀 후속 대응 여부 역시 주목됩니다.

미국의 초청 취소는 남중국해에서 미중간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나왔습니다.

미 국방부는 중국이 남중국해 스프래틀리제도에 지대공 미사일과 전자 교란 장치를 배치했다는 강력한 증거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중국 공군 당국은 지난 18일 '훙(轟·H)-6K' 등 여러 대의 폭격기가 남중국해 섬과 암초 지역에서 해상 타격과 이착륙 훈련을 했다고 밝혔는데, 중국 폭격기가 남중국해에 착륙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미국은 "남중국해 분쟁지역에서 계속된 군사기지화는 지역 안정을 해치고 긴장을 고조할 뿐"이라고 비판하고 있지만 중국은 남중국해 섬과 수역에 대한 확고한 주권을 갖고 있다면서 해당 지역에서의 관련 시설은 방어 및 민간용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WSJ은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수주 간에 걸친 내부 논의를 거쳐 중국의 림팩훈련 참가가 허용돼서는 안된다는 결론을 내렸으며, 이날 워싱턴주재 중국 관리들에게 초청 취소를 통보했다고 전했습니다.

림팩은 태평양 연안국 간 해상교통로 보호, 연합전력의 상호 작전능력을 증진하기 위해 미 해군의 3함대사령부 주관으로 격년제로 열리는 다국적 연합훈련이며 한국 해군도 1990년부터 참가하고 있고, 올해 훈련에는 27개국 안팎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의 림팩 초청취소에 중국 측은 발끈했습니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의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 국방부의 초청취소 결정은 매우 비건설적이고 경솔한 행동이며, 이는 중국과 미국의 상호 이해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는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기지화에 대한 비판에 대해 "우리는 단지 방어 목적의 시설을 짓는 것이며, 군사기지화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이는 미군이 하와이나 괌에 주둔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며, 규모 면에서 중국의 배치는 미국보다 훨씬 작다"고 반박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군사갈등은 남중국해의 제공권을 둘러싸고 격화하는 양상입니다.

홍콩 동방일보에 따르면 미군은 지난 22일 괌에 있는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B-52' 장거리 폭격기 2대와 연료 지원을 위한 공중급유기 2대를 출격시켜 남중국해에서 비행훈련을 했습니다.

이는 중국이 지난 18일 훙-6K 등 여러 대의 폭격기로 남중국해에서 해상 타격과 이착륙 훈련을 한 데 대한 맞대응으로 보입니다.

한 군사 전문가는 "미국과 중국의 남중국해 비행훈련은 갈수록 빈번해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이 지역의 군사갈등도 고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24일에도 괌의 미군 기지에서 발진한 B-52 두 대가 타이완과 필리핀 사이의 바스해협을 거쳐 남중국해 북부의 둥사군도 부근까지 접근한 다음 회항했습니다.

B-52는 지난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기 와중에 여러 차례 한반도로 출격해 위력을 과시했던 폭격기입니다.

에반 메데이로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중국은 군사력을 동원해 남중국해를 영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미국과 동아시아 국가의 우려와 대응을 낳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국과 중국의 안보 관계는 저강도 긴장 관계에 있었지만, 이제 고강도 긴장 관계로 옮겨가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 5년, 10년 동안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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