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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에 냉해까지…양봉업계 "2002년 후 최악 흉작"

폭우에 냉해까지…양봉업계 "2002년 후 최악 흉작"
올해 우박과 폭우, 냉해 등 잇따른 이상 기후 탓에 최악의 벌꿀 흉작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24일 한국양봉협회에 따르면 올해 양봉농가에서는 작황이 예년에 비해 절반도 채 되지 않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20년째 양봉업에 종사한 농민 A씨는 "올해 작황이 평년의 절반도 안 된다. 앞으로 아카시아 꽃이 피어 있는 기간도 얼마 남지 않아 더 기대하기도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양봉농가들은 5월초 남부 지방에서 1차 채밀을 시도했으나 5월 2~3일, 12~13일 2차례 이상 폭우가 쏟아지고 우박이 떨어지면서 아카시아 꽃이 떨어지는 바람에 생산에 큰 차질을 빚었습니다.

이어 5월 중순 중부 지방에서 진행된 2차 채밀 때는 기온이 예년보다 3~4도 가량 낮아지는 바람에 아카시아 꽃이 피지 않거나 꿀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후 5월 16일에는 전국적으로 폭우와 함께 강풍이 불면서 아카시아 꽃이 모두 떨어지는 바람에 더 이상 작황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아울러 5월 내내 일교차가 큰 날씨가 계속되면서 아카시아 꽃의 꿀 분비량이 심하게 줄어들어 고정양봉 농가 역시 흉작을 면치 못했습니다.

실제로 5월은 한해 벌꿀 생산량을 좌우하는 최대 성수기이지만 올해 5월에는 전국적으로 다섯 차례 이상 많은 비가 내리는가 하면 평균 최고기온은 21.8℃로 지난해보다 3.6℃ 낮은 등 벌꿀 작황에 최악의 환경이 되고 있습니다.

양봉협회는 최근 수년간 기후 이상변화로 인한 벌꿀 흉작이 계속되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습니다.

양봉협회 집계에 의하면 국내 벌꿀 생산량은 2010년대 들어 꾸준히 2만4천t 안팎을 오갔으나 2016년 1만4천t, 지난해 1만5천t에 그치며 예년의 3분의 2 수준으로 줄어들었습니다.

농민 A씨는 "지난해도 이상기온으로 생산이 부진했는데 올해도 상황이 비슷하니 이대로 주저앉을 판"이라고 호소했습니다.

양봉협회는 기후 이상 변화에 따른 벌꿀 흉작 시 자연재해로 인정해 일반 작물의 재해기준에 준하는 정책자금을 지원하고 꿀의 안정적 생산을 위한 중장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또한 화분을 매개하는 양봉업의 공익적 가치를 인정해 벌꿀 생산이 가능한 다양한 나무를 보급해야 한다고 요청했습니다.

양봉협회 관계자는 "올해 벌꿀 작황이 2002년 이래 최악의 흉작으로 양봉농가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며 "농가 생계유지를 위해 긴급 지원을 포함한 관계기관의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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