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좌파 노동자당 이번 주말 '룰라 대선후보 추대' 강행

브라질 좌파 노동자당(PT)이 이번 주말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을 대선후보로 내세울 예정입니다.

노동자당의 글레이지 호프만 대표는 23일(현지시간) 전국 시 단위 지도부가 참가하는 행사를 오는 27일 열어 룰라 전 대통령을 대선후보로 추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호프만 대표는 지도부 행사에 앞서 부통령 후보를 결정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전국 주요 도시에서 룰라 전 대통령 석방과 대선 출마를 촉구하는 집회와 시위가 벌어질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앞서 지난 21일 남부 쿠리치바 시 연방경찰에 수감된 룰라 전 대통령을 면담한 노동자당의 와지 다모우스 연방하원의원도 노동자당의 이 같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 2009년 정부 계약 수주를 도와주는 대가로 대형 건설업체로부터 복층 아파트를 받은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왔습니다.

지난해 7월 1심 재판에서 뇌물수수 등 부패행위와 돈세탁 등 혐의로 9년 6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은 데 이어 올해 1월 2심 재판에서는 12년 1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지난달 7일 수감됐습니다.

룰라 전 대통령은 대선에 출마하기만 하면 당선이 가장 유력한 주자로 꼽힙니다.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Datafolha)의 조사에서 룰라 전 대통령은 30∼31%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렸습니다.

2위인 극우 성향 사회자유당(PSL)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연방하원의원(15∼17%)보다 배 가까운 격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카르멘 루시아 연방대법원장은 "법적으로 룰라 전 대통령의 대선 입후보를 막기는 어렵겠지만, 부패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기 때문에 당선이 인정될 수 없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이는 부패·비리 정치인의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법령인 '피샤 림파'(Ficha Limpa: 깨끗한 경력)가 적용될 것이라는 뜻입니다.

지난 2010년에 만들어진 '피샤 림파'는 형사 범죄로 처벌을 받았거나 처벌을 피하려고 공직을 사퇴한 사실이 인정되는 정치인의 선거 출마를 엄격하게 제한하도록 했습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