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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다시 뜨겁게!] 사상 첫 16강 도전하는 이란의 꿈

러시아월드컵 참가국 분석: B조 이란

[취재파일-다시 뜨겁게!] 사상 첫 16강 도전하는 이란의 꿈
이란 축구대표팀
이란 축구는 1968년부터 1976년까지 아시안컵을 3회 연속 제패하며 ‘아시아 최강’으로 전성기를 누렸습니다. 1978년에는 아르헨티나 월드컵에 중동 국가 최초로 출전해 1무 2패의 기록을 남겼습니다. 페루에게 4대 1, 네덜란드 3대 0으로 졌지만, 스코틀랜드와 1대 1로 비기면서 처음으로 승점을 따내기도 했습니다.

1979년 혁명 이후 이란 축구는 10여년의 암흑기에 접어듭니다. 독재 정치와 전쟁의 그늘 아래 국제무대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1990년대 들어 국내 리그가 조금씩 활성화되면서 이란 축구는 다시 경쟁력을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A매치 109골을 터트린 이란의 전설적인 골잡이 알리 다에이가 등장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알리 다에이를 앞세운 이란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출전권을 따냈고, 당시 앙숙이었던 미국을 2대 1로 격파하며 처음으로 승전보를 울렸습니다.

2006년 독일 월드컵을 1무 2패로 마감한 이란은 알리 다에이의 은퇴로 잠시 침체기를 겪었습니다. 2010년 월드컵 진출에도 실패했습니다. 이란 축구의 반등을 이끈 인물은 레알 마드리드를 지휘했던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이었습니다.

● '케이로스-이란'의 두 번째 동행…더 강해진 이란
이란의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
2011년부터 이란 지휘봉을 잡은 케이로스 감독은 철저한 실리 축구로 이란을 다시 일으켰습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최종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 원정을 승리로 장식하며 본선 티켓을 따냈습니다. 2002년 남아공, 2010년 포르투갈을 이끌고 월드컵 무대를 밟았던 케이로스는 세 번째 국가대표팀인 이란을 이끌고도 본선 무대에 진출하며 지도력을 발휘했습니다.

케이로스 감독의 강점은 ‘강력한 포백 수비’와 압박에 있습니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이란은 극과 극의 평가를 받았습니다. 나이지리아와 첫 경기에서 지지 않으려는 이란은 수비에만 전념하면서 0대 0으로 비긴 뒤 관중의 야유를 받았습니다. “이란의 수비 축구가 월드컵의 격을 떨어뜨렸다.”는 혹평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다음 경기인 ‘우승후보’ 아르헨티나의 날카로운 공격력을 막아내며 허를 찌르는 역습을 선보이며 ‘실리 축구’의 힘을 보여 줬습니다. 후반 추가시간에 리오넬 메시에게 결승골을 내주고 1대 0으로 지긴 했지만, “약팀이 강팀을 상대로 할 수 있는 최적의 전술을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마지막 경기였던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을 이기면 16강도 바라볼 수 있었지만, 공격적으로 맞불을 놨다가 3대 1로 패해 아쉽게 짐을 쌌습니다.

케이로스와 7년을 함께 한 이란의 수비 조직력은 안정감을 더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에서 6승4무로 유일하게 무패행진을 이어가며 1위로 본선 티켓을 따냈습니다. 10경기에서 단 2골만 내주는 강력한 수비력을 선보였습니다. 월드컵 예선이 끝난 뒤에 다른 대륙 팀들과 가진 7번의 평가전에서도 4골만 내주며 5승1무1패의 상승세를 그리고 있습니다. 

● 아즈문-쇼자에이 '후계자 콤비'가 희망
이란의 해결사 아즈문
이란 수비의 핵심은 탄탄한 포백을 바탕으로 중앙에 두 명의 미드필더를 중심으로 한 강한 압박입니다. 그리고 공을 잡으면 빠른 역습을 전개합니다. 역습 축구의 완성은 ‘골 결정력’입니다. 23살 골잡이 사르다르 아즈문이 이란의 해결사로 월드컵 무대에 첫 선을 보입니다. 아즈문은 A매치 31경기에서 23골을 몰아치며 ‘알리 다에이의 후계자’로 꼽히는 선수입니다. 스피드와 개인기, 파워까지 갖춘 역습에 특화돼 있습니다. 지난 2016년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가진 한국과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트려 우리에게도 낯익은 선수입니다. 이 골은 결국 슈틸리케 감독의 경질로 이어지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아즈문은 유럽 빅리그팀의 러브콜을 마다하고 러시아 리그에서 뛰면 러시아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리그에서 이번 시즌 4골로 기대에는 못 미치지만, 이란 유니폼만 입으며 펄펄 날면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이란의 야전사령관 쇼자에이
아즈문이 역습의 마침표를 찍는 선수라면 역습의 출발점은 34살 베테랑 미드필더 마수드 쇼자에이가 담당합니다. 이란 축구대표팀의 야전 사령관 역할을 하면 공수를 조율하면서 은퇴한 ‘알리 카리미의 후계자’로 꼽히는 플레이 메이커입니다. 강한 압박과 빠르고 정확한 패스로 역시 이란 대표팀의 역습 축구에 특화돼 있는 선숩니다.

● 사상 첫 16강으로 가는 험난한 여정
B조 조편성
이란은 이번 대회 아시아 참가국 가운데 가장 높은 FIFA랭킹 36위에 올라 있습니다. 4년 전보다 더 강한 전력으로 ‘사상 첫 16강 진출’을 목표로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란의 앞길은 순탄치 않습니다. 우승후보로도 손색없는 스페인, 포르투갈과 함께 B조에 편성됐고, 아프리카의 복병 모로코까지 만만한 팀이 하나도 없습니다. 모로코와 첫 경기를 반드시 잡고, 이어지는 스페인, 포르투갈 경기에서 최소 1무1패를 기록해야 16강을 바라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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