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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항 화물선 내부 잿더미로…완전 진화 어려움

인천항 화물선 내부 잿더미로…완전 진화 어려움
인천항에서 불이 난 화물선에 대한 진화작업이 이틀째 이어졌다.

22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번 화재는 21일 오전 9시 39분 인천시 중구 항동 7가 인천항 1부두에 정박해 있던 파나마 국적 화물선 오토배너(5만2천224t급)에서 차량 선적 작업 중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22일 0시 6분 큰 불길을 잡아 대응단계를 2단계에서 1단계로 하향 조정한 데 이어, 0시 47분에는 불길을 어느 정도 잡았음을 의미하는 초진 단계로 들어섰다.

그러나 선박에 선적된 차량 2천438대 중 선박 11∼13층에 있는 차량 1천460대가 모두 타면서 연기가 뿜어져 나와 22일 오후까지도 여전히 화재현장과 인근 하늘을 검게 뒤덮었다.

선박에서 계속 뿜어져 나오는 매캐한 연기 탓에 현장 주변에서는 마스크 없이 숨을 쉬기 어려울 정도였다.

화재 첫날에는 5천여 개의 타이어가 타면서 발생한 검은 연기가 남동풍을 타고 10km 떨어진 연수구·남동구 일대까지 퍼져 고통을 호소하는 민원이 빗발치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완전진화까지는 1∼2일 더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성석 인천 중부소방서장은 "현재는 선박 내부의 열기가 남아 있고 연기만 나는 훈소단계"라며 "모든 잔불을 끄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서장은 "주말까지 진화작업을 계속해야 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렇게까지는 안 갈 것"이라고 답했다.

소방당국은 밤샘 진화작업까지 하며 완전진화에 주력했지만, 화물선 규모가 워낙 큰 데다 선박 내부 연기와 열기가 거센 탓에 진화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차량 운반선 특성상 밀폐된 구조인 데다 선체가 철판으로 구성돼 선박 내부가 거대한 화덕과 같이 달궈진 탓에 소방대원의 진입이 어려웠다.

소방당국은 선박 측면 10mm 두께의 강판에 가로·세로 1m 크기의 구멍을 11개나 뚫고 연기와 열기를 배출했다.

또 선체 열기를 식히기 위해 선박 최상층 갑판에 방수작업을 벌이고 펌프차로 평형수 200t을 급수하며 선박 균형을 유지했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에는 열기가 어느 정도 식은 10층 차량 적재칸에 진입해 피해 상황을 조사했다.

10층에 선적된 차량 99대는 차량 형체만 남기고 모두 잿더미로 변한 처참한 모습을 드러냈다.

또 차량 382대가 선적된 11층의 철판 바닥은 불에 타며 밑으로 휘어져 붕괴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오토배너 선장 이모(62)씨는 이날 브리핑에서 층간 붕괴 우려 가능성을 묻자 "(천장이) 녹아 내릴 수도 있다고 보는데 이런 화재는 전혀 경험해보지 않아서 확실히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선박 측면에 구멍을 뚫는 천공작업을 계속하며 열과 연기를 빼내고 선미에서 소방관을 진입시켜 화재진압을 완료할 방침이다.

인천소방본부는 화물선 13층 중 11층 선수 부분에 적재된 한 중고차에서 엔진과열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

1988년 건조된 이 화물선은 미국에서 출발해 이달 19일 인천항에 입항했으며 22일 오후 10시께 리비아로 출항할 예정이었다.

화재 당시 화물선에는 한국인 7명과 외국인 24명 등 31명이 있었지만 배 옥상으로 대피해 119구조대에 구조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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