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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측근그룹 조언에만 귀 기울인다…'그림자 NSC' 판쳐

"볼턴, 측근그룹 조언에만 귀 기울인다…'그림자 NSC' 판쳐
지난달 취임한 '슈퍼 매파'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오랜 측근·지인 그룹으로부터 조언을 받고 있고, 이로 인해 이해충돌과 합리적 정책조정이 영향을 받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볼턴 보좌관과 수십 년간 관계를 유지해온 이른바 외곽 측근그룹이 기존 멤버 물갈이 작업 등 NSC 운영과 관련해 조언을 해오고 있고 이들의 영향력이 기존 NSC 멤버들의 이탈과 빈자리를 채울 신규 멤버 채용, 기밀누설에 대한 단속 등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NYT는 이들 측근그룹이 '섀도(shadow) NSC'로 불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섀도는 '그림자'라는 뜻으로 막후에서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들 측근그룹 가운데는 NSC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인사를 포함해 이미 NSC 임시직을 꿰차고 있거나 향후 NSC 내 특정직위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도 포함돼 있다.

NYT는 소식통들을 인용, 가장 영향력 있는 인사로 해외 로비스트 출신이자 컨설팅회사 '글로벌 임팩트' 운영자인 매튜 C.프리드먼(64)을 꼽았다.

그는 1980년대 미국 국제개발처(USAID)에서 볼턴과 인연을 맺은 뒤 사실상 볼턴의 비서실장 역할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프리드먼은 NSC에서 아무런 직책이 없지만, NSC의 대규모 인적교체를 옹호하며 빈자리를 오랜 측근그룹으로 채울 것을 볼턴 보좌관에게 조언하고 NSC 채용 인터뷰 등에도 관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컨설팅회사를 운영하는 프리드먼은 볼턴 보좌관의 비공식 조언자 역할을 하면서 한편으로 미 해군의 하도급 컨설턴트로, 미 육군과도 '특별 고용' 관계를 맺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프리드먼은 1980년대 및 1990년대 트럼프 대통령의 선대본부장을 지내고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로버트 뮬러 특검에 의해 기소된 폴 매너포트와 해외 로비스트로 일했으며, 당시 필리핀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을 위해서도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후 인수위 팀에서도 일했지만 당시 정부 관련 사업을 위해 회사 이메일을 사용하다 경질됐다.

볼턴 보좌관의 또 다른 측근인 찰스 M.쿠퍼만은 내달 초까지 예정으로 임시직인 NSC 선임 보좌관을 맡고 있다.

시간당 78.67달러의 자문료를 받고 있으며 레이건 행정부에서 몸담은 적이 있고 방위산업 계약 업무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쿠퍼만은 프리드먼의 '글로벌 임팩트' 자문도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볼턴 보좌관이 조지 W.부시 행정부 시절 국무부 군축담당 차관을 지낼 때 보좌관으로 일한 프레드릭 H.

프라이츠(56), 특별보좌를 지낸 데이비드 웜저, 사라 틴슬리(64) 등은 NSC 합류 가능성이 있는 측근그룹 인사들로 거론된다.

볼턴 보좌관이 활동했던 정치 관련 단체 등도 복잡하게 얽히고설켜 있다.

프리드먼과 쿠퍼만, 틴슬리를 포함해 개럿 마르퀴스는 볼턴이 운영하던 비영리단체 '미국 안보자유재단'(Foundation for American Security and Freedom)에 함께 몸담아왔다.

이 재단은 2015년 당시 타결된 이란 핵 합의 반대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틴슬리와 마르퀴스, 크리스티 새뮬리언은 볼턴의 '정치행동위원회'(political action committee)에 함께했다.

새뮬리언은 볼턴의 NSC에 합류했다.

정치행동위원회는 2013년 이후 정치적 매파 후보 지원을 위해 2천400만 달러를 모금했다.

카지노 억만장자이자 공화당의 기부 큰손인 친(親) 이스라엘 인사 샌던 애들슨도 볼턴의 측근그룹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에 볼턴의 기용과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실행에 옮긴 이란 핵합의 탈퇴를 촉구해온 인물이다.

그는 미국의 이란 핵합의 탈퇴 선언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주재한 백악관 모임에 볼턴 보좌관과 함께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전문가들을 인용, 볼턴 보좌관이 계속 오랜 측근들에만 의존할 경우 이해충돌은 물론, 대통령에게 군사, 외교, 정보 등 각종 정책과 관련해 조율을 통해 최상의 조언을 해야 할 NSC에 다른 목소리가 나올 여지는 줄이고 같은 목소리만 양산해낼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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