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갑자기 쏟아지고 오락가락…여름철 '게릴라성 호우'와 비슷하다?
어제오늘 내린 비는 조용히 내리는 봄비와 성격이 다릅니다. 강한 바람을 동반한 굵은 장대비가 무섭게 쏟아지는 곳이 있는 반면, 비가 아예 오지 않는 지역도 있습니다. 또 오락가락 내리는 특징 때문에 언제 잦아들지 예측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사실 이런 비는 한여름에 흔히 나타나는 게릴라성 호우입니다.
게릴라(guerrilla)란, 원래 정규군이 아닌 부대를 지칭하는 말인데요. '정해지지 않은' 또는 '갑작스러운'의 의미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국지적으로 갑자기 쏟아지는 비를 게릴라성 호우라고 부르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여름철에 자주 볼 수 있던 비가 지금 내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곳곳에 폭우가 쏟아지는 이유는 우리나라 주변의 기압과 관련이 있습니다. 현재 한반도 동남쪽인 타이완과 일본 북동 해상에는 고기압이 넓게 자리 잡고, 고기압 북서쪽에 위치한 중국에서는 저기압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우선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서 우리나라에 비를 뿌리기 충분한 양의 수증기가 들어오는데요.
여기에 중국에서 오는 저기압이 더해지면 중부 지방에 강한 상승기류가 만들어지고, 상층의 찬공기나 지형 등의 영향을 받아 일부 지역은 대기 불안정이 강해집니다. 기상청은 이런 현상이 한꺼번에 나타나면서 국지적인 호우가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번 비는 최근 우리나라에 나타나는 이상고온 현상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5월 기온을 과거와 비교한 자료만 살펴봐도 이상고온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는데요. 1980년대에는 서울의 5월 최고기온이 30℃를 넘은 날이 단 하루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와 2000년대에 30℃를 넘은 날이 7일로 늘었고, 2010년대 들어서는 16일까지 급증했습니다.
■ 침수·산사태 만드는 '집중호우'…정부 대책 마련 나섰다
정부가 오늘(17일) 발표한 여름철 재난대책 자료에 따르면, 올여름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지만 예측이 쉽지 않은 게릴라성 집중호우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단시간 많은 양의 비가 쏟아지는 집중호우는 침수와 산사태를 유발할 가능성이 큰 만큼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우선 호우주의보 기준이 현행보다 짧은 시간 간격으로 바뀝니다. 6시간 동안 강우량이 70mm 이상 예상될 때 발표했던 호우주의보는 다음 달부터 3시간 동안 60mm로 기준이 낮아집니다. 호우경보 발표 기준 역시 6시간 110mm 이상에서 3시간 90mm로 개선될 예정입니다.
(취재: 공항진, 안영인 / 기획·구성: 송욱, 장아람 / 디자인: 전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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