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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석유 제조법 날로 진화…주유기 안에서 만들어 팔다 덜미

가짜석유 제조법 날로 진화…주유기 안에서 만들어 팔다 덜미
주유기 내부에 가짜석유 제조장치를 설치해 등유와 경유를 섞어 판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지금까지 가짜석유는 별도의 장소에서 만들어 각 주유소에 유통하는 방식으로 거래됐는데 단속이 늘자 주유소에서 가짜석유를 자체 제작하는 신종수법이 등장한 것입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위반 혐의로 오 모(48) 씨를 구속하고 오 씨와 함께 일한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7일 밝혔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경기도 고양시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오 씨는 주유기에 특수 제작한 식별제 제거장치를 설치, 경유에 등유를 섞어 만든 가짜경유 260만ℓ를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오 씨 일당이 판매한 가짜경유를 시가로 따지면 31억원 어치입니다.

식별제는 경유나 등유에 부생연료유 등을 섞으면 이를 알아차릴 수 있도록 첨가하는 화학물질로, 오 씨 일당이 사용한 식별제 제거장치는 마치 정수기 같아서 등유를 통과시키면 식별제가 없어진다는 게 경찰의 설명입니다.

오 씨 일당은 경유와 등유를 섞었을 때 색이 옅어지는 것을 숨기려고 노란색 염료를 추가해 정기적으로 점검을 나오는 석유관리원 단속반의 눈을 피했습니다.

등유는 ℓ당 가격이 통상 900∼950원으로 경유보다 400원가량 저렴한 편이라 등유와 경유를 섞어 팔면 주유소 업주는 판매가를 낮춰 많은 손님을 모을 수 있습니다.

경찰은 오씨 일당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으며 등유 식별제 제거장치를 제작·공급한 판매업자를 잡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오 씨 일당 외에도 경기도 김포시 등 한적한 곳에서 늦은 밤 경유를 넣어야 하는 관광버스와 덤프트럭 등에 등유를 33만ℓ 주유해 3억 2천만원을 벌어들인 혐의로 이 모(49) 씨 등 3명도 불구속 입건됐습니다.

운전기사들이 인적이 드문 주차장에 연료 뚜껑을 열어놓은 채 차를 세워놓고 이 씨 일당에게 전화로 장소를 알려주면, 이 씨 일당이 그곳으로 직접 찾아가 등유를 넣어주고 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유를 넣어야 할 차에 등유를 넣은 운전기사 15명에게는 과태료 처분이 내려졌습니다.

(사진=서울청 광수대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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