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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소개에 '보상금'까지…'인력난' 日 구인 아이디어 백태

일손부족으로 인력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는 일본에서 기존 사원의 연고를 활용한 다른 회사 인력 스카우트와 취업기회를 놓친 기존 졸업자 발굴 등 갖가지 인력 확보 아이디어가 동원되고 있습니다.

취업난이 심각한 우리 입장에서는 부럽기 짝이 없는 일이지만 다른 회사에 근무하는 지인을 소개해 채용에 성공할 경우 보상금을 주는 기업까지 등장했습니다.

사원의 연고를 이용해 사람을 뽑는 채용방법은 '소개'를 의미하는 '리퍼럴(referral) 채용'으로 불립니다.

미국에서는 구글과 페이스북 등 정보기술(IT) 기업을 중심으로 널리 활용되는 채용방식입니다.

일본의 신학기는 4월에 시작해 아직 학기 초지만 내년 봄 졸업예정자들의 취업활동은 이미 본격화했습니다.

취업정보회사의 조사에서는 5월1일 기준 내년 대졸 예정자의 42% 이상이 이미 취업 내정 통보를 받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NHK에 따르면 도쿄에 있는 한 IT 관련 벤처기업은 전사원의 인맥을 총동원하는 새로운 채용전략을 도입했습니다.

사원 모두가 볼 수 있는 웹사이트 게시판에 마케팅과 IT엔지니어 등 구인직종을 올린다.

게시글을 클릭하면 성격과 능력 등 회사가 구하는 '인물상'을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내용을 숙지한 사원이 조건에 맞을 듯 싶은 지인에게 메일 등으로 의사를 타진합니다.

이런 접근을 반복해 다른 기업에서 일하는 '잠재 전직자'를 발굴하는 전략입니다.

적당한 대상이 물색되면 회사에 한번 오도록 초청해 업무내용은 물론 급여, 휴가, 처우 등에 관해 사원들과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채용이 이뤄질 경우 소개한 사람에게 보상금을 지급하고 이런 방법으로 지금까지 50명을 뽑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회사는 앞으로도 사원의 인맥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런 '리퍼럴 채용'은 외식산업 등 일손부족이 심각한 업종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사람을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는 기업들은 '잠재 전직자' 발굴과 함께 신규 졸업자 채용기회를 놓친 젊은 층을 일컫는 '숨은 인재' 발굴에도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도쿄 메구로구에서는 지난달 이런 숨은 인재와 기업을 연결해 주기 위한 이벤트가 열렸습니다.

참가자들은 프리터(대학 졸업 후 일정한 곳에 취업하지 않고 아르바이트로 사는 사람)와 주부, 니트(NEET, 자발적 실업자)가 대부분이었지만 기업 측에서는 경영자 또는 인사담당 간부들이 직접 참석했습니다.

행사장에서 참석자들은 자신의 학력을 밝히지 않았고 기업도 처음에는 회사명이나 업종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불필요한 선입관을 배제하고 서로 있는 그대로의 교제를 통해 이해의 폭을 넓힌 후 취직, 채용 이야기로 넘어가는 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참가자들은 "시간이 지나는 걸 잊어버리는 경험"이나 "신뢰가 어떤 체험을 통해 생기는지" 등 설정된 주제에 맞춰 이틀간 6시간에 걸쳐 의견을 나눴습니다.

이런 논의가 이뤄진 후에 기업 측이 회사 이름을 밝히고 업무내용과 어떤 인재를 구하는지 등에 관해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관심을 보이는 참가자와 연락처를 교환, 채용활동에 들어가는 식입니다.

행사에 참가한 기업의 인사담당자는 "출신 대학이나 응모 시점에서 당사자의 능력을 측정하기는 어렵다"면서 "본인의 가치관이나 이념 같은 걸 보면 좋은 인재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참가했다"고 말했습니다.

노인돌봄(개호)업체를 운영하는 한 사업자는 돌봄 서비스는 '고되다'는 이미지 때문에 직원을 구하지 못해 애를 먹다 이 행사에 참가, 2년간 9명의 젊은 직원을 채용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중 한 명인 야마모토 시즈에(28)씨는 대학 졸업 후 바로 취업하지 않고 외국에서 일본어 강사 등을 하다 귀국한 후 이 경험을 토대로 취업활동을 했으나 '신규 졸업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생각대로 취업하지 못했습니다.

애초 돌봄 업무에는 아예 관심이 없었으나 경영자와 대화하는 동안 그의 인간성에 끌려 생각을 바꿔 돌봄업체에 취업하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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