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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스 재단 헝가리 떠나 베를린으로…"정치적 억압 심해져"

헝가리계 미국인 부호 조지 소로스(87)가 모국에서 자유민주주의 전파의 근거지로 삼았던 열린사회재단(OSF)이 결국 문을 닫기로 했습니다.

중국, 러시아식의 '비민주주의'를 주장하는 강경 우파 성향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3연임에 성공하면서 더는 헝가리에서 활동하기 어려워진 탓입니다.

열린사회재단은 15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더 억압적으로 변하는 정치적, 법적 환경에 직면해 부다페스트를 떠나 베를린으로 본부를 옮기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청년 시절 '소로스 장학생'이었던 오르반 총리는 지난달 총선을 앞두고 소로스가 헝가리 사회에 난민을 끌어들여 유럽 문화의 기본 가치를 훼손하려 한다며 맹공격했습니다.

거리에는 소로스를 비판하는 대형 캠페인 광고판이 설치됐고, 열린사회재단의 지원을 받는 헝가리 시민단체들은 외국 기관의 지원을 받는다는 내용을 홈페이지와 인쇄물로 공표해야 하는 등 압박을 받았습니다.

앞서 헝가리 정부는 올해 초 이른바 '스톱 소로스(Stop Soros) 패키지'로 불리는 일련의 법안을 만들었습니다.

외국 기관의 지원을 받는 시민단체에 세율이 25%에 이르는 특별 과세를 할 수 있고, '불법 난민'을 돕는 개인의 활동을 금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법안은 인권단체 뿐 아니라 유럽연합(EU)으로부터도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오르반 총리는 15일 '스톱 소로스' 법안이 총선 이후 새로 출범한 의회에서 가장 먼저 논의돌 것이라며 안팎의 비판 여론을 일축했습니다.

패트릭 가스파드 OSF 재단 이사장은 "헝가리 정부가 소로스에 대해 증오심을 유발하는 캠페인에 1억 유로를 쏟아부었다"며 "우리 조직과 비정부기구(NOG) 스태프들을 지키는 게 더 어려워져 사무실을 옮기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열린사회재단은 결국 부다페스트에서 사무실 문을 닫았지만 소로스가 설립한 중앙유럽대학(CEU)는 그대로 남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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