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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악몽…주말 저녁 파리 한복판서 벌어진 흉기 테러

주말 저녁을 맞아 여느 때처럼 관광객과 시민들로 북적이던 프랑스 파리 도심이 또다시 테러 공포에 휩싸였다.

12일(현지시간) 밤 9시가 다 됐을 무렵, 파리 오페라 극장(오페라 가르니에) 인근에서 한 괴한이 흉기를 들고 나타나 시민을 상대로 무차별 공격을 가하는 사건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파리 오페라 극장 인근은 파리 도심에서도 음식점과 주점, 유명 쇼핑상점 등이 밀집해 유동인구가 매우 많은 곳이다.

특히 토요일 밤이어서 줄지어 늘어선 가게들에는 유흥을 즐기려는 손님들로 빼곡했다.

하지만 갑자기 괴한이 흉기를 든 채 나타나 공격을 가하자 놀란 관광객과 시민이 혼비백산해 숨을 곳을 찾아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등 혼란이 벌어졌다.

목격자들은 괴한이 가게마다 들러 위협을 가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목격자는 프랑스 BFM TV와의 인터뷰에서 공격이 벌어질 당시 자신은 식당 안에 있었다면서 "손에 칼을 든 한 남성이 나타나 식당 입구에 있는 젊은 여성을 공격하고 달아났다"고 말했다.

글로리아라는 이름의 여성은 AFP통신에 "카페 테라스에 앉아 있었는데 갑자기 서너 발의 총성이 들렸다"며 "바텐더가 우리 보고 빨리 안으로 들어가라고 했다. 나중에 나와서 바깥을 보니 한 남자가 바닥에 누워있는 게 보였다"고 말했다.

조너선이라는 이름의 한식당 웨이터는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칼을 든 괴한이 손에 피를 가득 묻힌 채로 거리를 돌아다녔다"며 "모든 가게마다 들러 사람들을 위협했다"고 전했다.

결국 공격받은 시민 1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하는 인명 피해가 났다.

사망자가 많지는 않았지만, 최근 몇 년 간 파리를 떨게 한 테러 악몽을 되살리기에는 충분했다.

파리에서는 지난 2015년 11월 축구경기장인 스타드 드 프랑스와 바타클랑 극장 등 시내 6곳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추종 세력의 동시다발 총격·폭탄 테러로 시민 130명이 희생됐다.

또 이듬해인 2016년 7월 남프랑스의 유명 휴양지 니스에서 대형 트럭 돌진 테러가 발생해 86명이 목숨을 잃었다.

최근 발생한 다른 테러 사건에 비해 피해 규모가 적었던 것은 경찰의 신속한 대응 덕분이라고 프랑스 정부는 자평했다.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는 "경찰이 5분 안에 출동해 9분여 만에 범인을 사살했다"면서 "신속한 대응이 더 큰 피해를 막은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프랑스 수사 당국은 일단 극단주의 무장단체와의 연계 가능성을 놓고 수사에 착수했다.

목격자들은 범인이 현장에서 아랍어로 "알라 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쳤다고 증언했고, 사건 직후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도 "우리 전사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테러 용의자는 1997년 러시아 남부 체첸자치공화국에서 태어난 프랑스 국적의 20세 청년으로 확인됐다고 AFP 등 현지 언론이 사법당국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프랑스24 방송에 따르면 용의자는 범죄 전과가 없지만, 대테러 감시대상자 명단에 올라있던 인물이다.

수사 당국은 이날 용의자 부모의 신병을 확보해 관련 사실을 심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언론은 테러 용의자가 체첸 출신의 함잣 아지모프라는 청년이라고 전했다.

아지모프는 체첸에서 태어났으나 13세 때인 2010년 프랑스 국적을 취득했으며, 프랑스 북동부 스트라스부르의 한 대학에서 공부했고, 테러 전에는 파리에서 부모와 함께 거주해 왔다고 언론은 소개했다.

체첸공화국 정부 수장 람잔 카디로프는 "아지모프가 범죄의 길로 들어선 것은 전적으로 프랑스 책임"이라며 "체첸에서 태어나기만 했을 뿐 그의 성장과 인격·사고 형성은 프랑스 사회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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