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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한점 없는 한진家 미술전시실…커지는 '은닉' 의혹

밀수·탈세 혐의를 받는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자택 압수수색 당시 고가의 미술 작품이 단 한 점도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조양호 회장 부부가 자택 공간 중 상당 부분을 미술 전시장으로 건축 허가를 받은 점에 비춰보면 예상 밖입니다.

조 회장 평창동 자택의 건축물대장과 건물·토지등기부 등본 등을 보면, 조 회장 자택 의 일부 공간은 주택이 아닌 '기타전시장' 용도로 건축 허가를 받았습니다.

조 회장 부부와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사는 평창동 집은 지상 2층, 지하 3층에 이르는 저택입니다.

지상·지하 공간을 합친 연면적은 1천403㎡(425평)에 달하고 대지면적만 1천600㎡(484평)가 넘습니다.

연면적의 약 15% 정도인 220㎡(67평)는 거주 공간이 아닌 '기타전시장'으로 건축 허가가 났습니다.

'기타전시장' 공간은 지상 1층(70.92㎡)부터 지하 2층(130.99㎡)·3층(18.09㎡)까지 총 3개 층에 걸쳐 있습니다.

조 회장 부부는 평소 이 공간을 미술전시실로 활용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조 회장은 사진 예술에 관심이 많은 편입니다.

부인 이명희 씨는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으며, 이 씨가 이사장직을 맡은 일우재단의 주요 사업 중 하나도 사진·미술 전시문화 사업입니다.

그런데, 조 회장 자택을 상대로 관세청 인천본부세관이 두 차례에 걸쳐 압수수색을 벌였지만 어느 곳에서도 고가 미술품은 단 한 점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조 회장 부부가 2014년 1월부터 이 집으로 이사해 4년 넘게 전시장 공간을 사용했다는 점에 비춰보면 쉽게 이해되지 않는 대목입니다.

지하 2층 일부 공간에서 그림 몇 점이 나왔지만 한진 측은 모두 이 씨가 직접 그린 것이거나 이 씨의 대학 후배들의 요청으로 구매한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한진 총수일가가 밀수·탈세 수사에 대비해, 의심이 갈만한 고가미술품을 미리 제 3의 장소에 숨긴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조 회장 자택의 2차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인된 비밀공간에 대해 김영문 관세청장이 "안타깝게도 조금 치웠지 않나 하고 의심을 하고 있다"고 말한 것도 이런 배경과 관련이 있습니다.

김 관세청장은, 비밀공간은 외부인이 봤을 때 알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며 "그런 장치를 만들어놓고 그 정도로 비웠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관세청은 현재 한진 측의 미술품 불법 반입·출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텔레그램 제보(t.me/incheoncustoms)를 열어 놓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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