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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으로 변한 여름 철새 서식지…당국은 뒷짐만

<앵커>

여름 철새들이 서식지를 찾았다가 죽는 일이 해마다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식지가 무덤이 되고 있지만 환경당국은 이렇다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송성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여름 철새들이 집단 서식하고 있는 한 야산. 왜가리 한 마리가 비틀거리며 숲속으로 몸을 숨깁니다.

가까이 다가가 보자 잔뜩 긴장하며 경계하지만 날지는 못합니다. 힘을 내 도망쳐 보지만 이내 주저앉아 버립니다. 야위고 깃털도 빠져 병색이 완연합니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왜가리 새끼도 땅에 떨어져 죽어가고 있습니다. 둥지 근처 나뭇가지에는 어미 쇠백로 한 마리가 죽은 채 걸려 있습니다.

다른 나무 둥지에서도 어린 왜가리가 죽은 채 걸려 있고 바닥 곳곳에도 이미 죽었거나 죽어가는 여름 철새들이 눈에 띕니다.

[이태규/낙동강 사랑 환경보존회장 : 4월 20일경에 왜가리가 4마리 죽었습니다. 그리고 5월 들어 6, 7마리씩 죽어 나가 지금 총 80마리 정도 수거됐습니다.]

이곳은 매년 2월 말이면 쇠백로와 왜가리가 여름을 나는 서식지인데요, 매년 수백 마리씩 죽어 나가는 철새들의 무덤이 되고 있습니다.

환경단체는 이 새들이 인근 안동호에서 중금속에 오염된 물고기를 먹고 집단 폐사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철새 서식지 인근 낙동강 상류에서는 죽은 물고기 떼가 매일 발견됩니다.

[금완수/낙동강 사랑 환경보존회 부회장 : (이곳에서만) 6일 동안 수거한 것만 4백여 마리가 됩니다. 수자원공사 측에서도 사람들을 동원해 (죽은 물고기를) 매일 거둬 갑니다.]

식수원인 낙동강 상류에서 해마다 철새와 물고기가 대량 폐사하는데도 환경부와 관할 안동시는 원인 규명이나 대책 마련엔 여전히 소극적입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 영상제공 : 낙동강사랑 환경보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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