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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이란 제재로 OPEC '감산합의' 촉각…"뒤흔들 수 있어"

미국이 이란 핵협정 탈퇴와 함께 대(對) 이란 제재를 복원하기로 함으로써 향후 미국의 이란 원유제재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합의'에 미칠 영향이 주목됩니다.

미국의 이란 핵협정 탈퇴로 글로벌 유가가 민감하게 반응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향후 OPEC의 감산합의 향배가 유가 흐름에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이란 핵협정 탈퇴 이후 국제유가는 상승세를 가속화, 지난 10일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71.36달러, 6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77.48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브렌트유 가격이 내년에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OPEC과 러시아를 비롯한 일부 비회원 산유국은 유가를 떠받치기 위해 공급량을 제한하는 감산에 합의, 지난해부터 시행 중입니다.

2016년 11월 하루 총 180만 배럴(OPEC 120만 배럴, 비OPEC 60만 배럴)을 감산하기로 하고 지난해 1월부터 이를 실행에 옮겼으며 그동안 두 차례의 연장을 거쳐 올해 말까지 감산을 계속하기로 했습니다.

감산으로 글로벌 원유 공급량의 약 2%가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가운데 세 번째로 원유생산량이 많은 국가입니다.

미국의 대 이란 원유제재 재개로 유가 상승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올해 말로 예정된 감산 시한을 더 연장하지 않으면 유가 상승을 제약하거나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핵협정 탈퇴가 감산합의 당사국들 간의 '미묘한 균형'을 흔들어놓고 있다면서 기존 감산합의에 압박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WSJ은 "미국의 제재로 이란의 원유가 시장에서 배제돼 유가가 오르면 일부 감산합의 당사국들은 '과잉 공급 제거와 가격 인상'이라는 감산합의 임무가 완료됐다는 결론을 내릴 수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배럴당 유가 80달러 이상을 원하는 사우디아라비아는 감산을 계속 유지하고 싶어 하지만 러시아나 카자흐스탄과 같은 나라들은 원유생산을 더 늘려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싶어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스위스 석유 리서치 회사인 페트로매트릭스의 올리비에 야콥은 "OPEC은 이미 컨센서스(합의)를 형성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정치가 개입되면 더욱 복잡해진다"면서 "감산합의의 종료를 맞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PVM 오일 어소시에이츠의 타마스 바르가는 "러시아는 오랫동안 원유를 더 생산하고 싶어했다"면서 "러시아는 이란 이슈를 감산합의의 완화나 종료를 위한 구실로 삼을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다만 이란에 대한 원유제재가 시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립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란 핵협정 탈퇴에 반발하는 유럽연합(EU)이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동조하지 않으면 대이란 원유제재 여파는 무시할 수 있을 정도라고 보고 있습니다.

반면 다른 전문가들은 하루 70만 배럴 이상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WSJ은 서방국가들의 2012년 원유제재로 시장에서 하루 100만 배럴의 이란 원유가 빠졌다고 전했습니다.

감산합의 당사국들이 줄어든 이란의 물량을 대신 메울 가능성도 있습니다.

OPEC의 한 관리는 "빠지는 물량에 대해서는 필요시 다른 회원국이 대신 메우기로 OPEC 회원국 간에 구두 약속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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