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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 사태에 사람 공격까지…일본 도심 까마귀 극성

<앵커>

일본에선 요즘 '까마귀와의 전쟁'이 한창입니다. 봄철 번식기를 맞은 까마귀들이 곳곳에서 정전을 일으키고 사람을 공격하기도 해서 골머리를 썩고 있습니다.

도쿄 성회용 특파원입니다.

<기자>

까마귀 한 마리가 도쿄 시내 아파트에 날아듭니다. 까마귀는 능숙한 솜씨로 부리를 놀려 빨래를 벗겨 내고 옷걸이만을 물고 사라집니다.

최근 일본 대도시에서는 전주 위에 까마귀들이 이런 옷걸이들로 둥지를 짓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나뭇가지와 철제 옷걸이들이 섞여서 까마귀 둥지로 변했습니다.

옷걸이들은 쇠붙이가 많아서 전선과 접촉하면 정전 사태로 이어집니다. 전주 곳곳에 쌓인 옷걸이들은 보기에도 위험천만합니다. 특히 색깔이 있는 옷걸이들이 까마귀들 표적이 됩니다.

[히구치/도쿄대 명예교수 : 까마귀는 색깔이 선명한 것들을 좋아합니다. 파랑, 빨강, 흰색 같은 것들을 좋아해서 가져갑니다. (옷걸이가) 튼튼하니까요 .]

올 들어 까마귀 때문에 야기되는 정전 사태가 일본 내에서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미야기 현에서는 지난달 3천 가구가 한꺼번에 까마귀로 인한 정전 사태를 겪었습니다.

전력회사들이 계속 까마귀 둥지를 철거하지만 도심 속 까마귀 숫자는 거꾸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먹이를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쓰레기하치장 주변은 까마귀들이 특히 많이 몰립니다.

[히구치/도쿄대 명예교수 : 사람들에게 먹이를 몇 번 얻었기 때문에 사육된 것과 비슷한 행동을 보일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시골에서만 볼 수 있었던 품종의 까마귀까지 도심으로 진출했습니다.

이런 시골 까마귀들은 사람들을 직접 공격하기도 합니다. 자건거를 탄 어른 머리에 달려들고 에스컬레이터 손잡이에도 거리낌 없이 올라갑니다.

[히구치/도쿄대 명예교수 : 하시보소 까마귀라고 하는 부리가 가는 (시골)까마귀입니다. 누군가에게 길러졌다가 풀려났을 수도 있고요.]

벌써 도시 환경에 길들여져 먹이를 구할 수 있으면 겁을 내지 않고 달려듭니다. 요즘은 까마귀들 번식기라 평소보다 강한 공격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도쿄 시민 : 날개로 나이 든 사람들 머리에 상처를 냅니다. 공격적인 행동을 할 때는 무서운 느낌이 듭니다.]

한때 비둘기 때문에 몸살을 앓았던 일본 도심에 이제는 까마귀들이 몰려들어 새로운 문제를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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