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재단, 경주 주택부지서 4∼6세기 신라고분 34기 찾아내

경북 경주 탑동 주택부지에서 4∼6세기에 조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신라 고분 34기가 나왔습니다.

한국문화재재단 조사연구팀은 오늘(9일) 경주 탑동 6-1번지와 6-6번지의 면적 1천336㎡ 부지에서 발굴조사를 진행해 신라 전성기에 만든 목곽묘 8기, 적석목곽묘 18기, 석곽묘 4기, 옹관묘 4기를 찾아냈다고 밝혔습니다.

목곽묘 가운데는 6-1번지 3호 목곽묘에서 많은 부장품이 나왔습니다.

이 무덤은 동쪽에 주곽(으뜸덧널), 서쪽에 부곽(딸린덧널)을 마련했습니다.

주곽에서는 허리에 숫돌을 찬 무덤 주인공 머리 부근에서 토기들이 발견됐고, 발 쪽에서는 비늘 갑옷과 화살촉이 나왔습니다.

내부에서는 철창과 철도끼도 나왔습니다.

주곽보다 조금 높게 만든 부곽에는 항아리와 등자 조각, 운주(말띠꾸미개) 같은 마구를 묻었습니다.

이 무덤과 약 5m 떨어진 6-1번지 4호 목곽묘에서는 굽다리접시, 목 긴 항아리 등 신라 전기 양식으로 알려진 토기가 나왔습니다.

조사단은 토기 양식 등을 근거로 경주 황오동 월성로 고분군 출토품과 비교해 목곽묘 조성 시기를 4세기 중반∼5세기 초반으로 추정했습니다.

5세기 중반부터 6세기 중반 사이에 만들어진 것으로 짐작되는 적석목곽묘에서는 화려하고 정교한 장식이 달린 굵은고리 귀걸이 한 쌍을 비롯해 둥근 옥이 달린 목걸이, 은제 팔찌, 환두대도(고리자루큰칼)가 나왔습니다.

조사단은 "적석목곽묘와 석곽묘는 2∼3개 무덤을 나란히 배치하기도 했다"며 "혈연이나 특별한 관계가 있는 사람을 동일한 묘역에 매장한 문화를 보여준다"고 주장했습니다.

노재민 한국문화재재단 조사연구팀장은 "탑동 일원에서 원삼국시대부터 오랫동안 대규모로 무덤을 조성했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며 "탑동에서 그동안 나오지 않았던 4세기 무덤을 발견한 것이 성과로, 6월까지 조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한국문화재재단 제공/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