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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회 칸영화제 개막…이창동 날고, 윤종빈 뜨고 "韓 영화 기대"

제71회 칸영화제 개막…이창동 날고, 윤종빈 뜨고 "韓 영화 기대"
제71회 칸국제영화제가 8일(현지시간) 오후 프랑스 휴양도시 칸에서 개막한다.

베를린, 베니스와 더불어 세계 3대 국제영화제로 꼽히는 칸영화제는 한국 영화계와도 깊은 인연을 맺어왔다.

2002년 임권택 감독이 '취화선'으로 감독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2004년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2등상에 해당하는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으며, 이창동 감독이 2007년 '밀양'으로 여우주연상, 2010년 '시' 각본상을 받기도 했다. 또한 2015년 문병곤 감독의 '세이프'는 한국 영화 최초로 단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올해는 이창동 감독의 '버닝'이 유일하게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나머지 20편의 경쟁작과의 경합을 통해 그랑프리인 황금종려상, 2등상인 심사위원 대상, 3등상인 심사위원상, 감독상, 각본상, 남녀주연상 등 주요 상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최근 몇 년간 한국 영화들이 각광받은 섹션인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분에는 윤종빈 감독의 신작 '공작'이 초청됐다. 제작비 200억원에 육박하는 남북 첩보극 '공작'은 투자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가 올여름 극장가에 야심 차게 선보이는 대작이다. 정식 개봉에 앞서 약 3개월 전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자리인 만큼 이 영화에 쏠리는 관심도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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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동 '버닝'에 쏠리는 관심…후반부 '복병'될까 

영화제는 올림픽이 아니지만, 경쟁 성격의 영화제에서 수상의 향방은 제1의 관심사다. 특히 이창동은 최근작 두 편 모두 칸의 초청을 받았고, 두 차례 모두 수상에 성공했다. 무려 8년 만에 내놓은 신작은 국내뿐만 아니라 칸영화제 측에서도 큰 관심을 보여왔다. '버닝'이 촬영 중일 때 칸영화제 측에서는 모니터 차원에서 한국을 찾기도 했다.

칸은 수상한 전력이 있는 감독과 배우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표해왔다. 여우주연상 수상자이자 역시 심사위원 경험이 있는 전도연도 '무뢰한'으로 칸영화제에 또 한 번 초청을 받았다. 이창동 감독의 경쟁 부문 진출도 예견된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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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린 21편의 면면을 보면 대중적으로 조금은 낯선 감독들의 이름이 많다. '윈터 슬립'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바 있는 누리 빌게 제일란 감독의 '더 와일드 피어 트리', '고모라', '리얼리티:꿈의 미로'로 심사위원 대상을 2회 연속 받은 바 있는 마테오 가로네 감독의 '도그맨', '언어와의 작별'로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바 있는 누벨바그의 거장 장 뤽 고다르 감독의 '이미지의 책',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 '세일즈맨'으로 아카데미 외국어상 2회 수상에 빛나는 아쉬가르 파라디의 '에브리바디 노우즈'가 눈에 띄는 기대작이다. 여기에 본상 2회 수상에 빛나는 이창동 감독의 '버닝'도 수상 가능성이 높은 화제작에 속한다. 

특히 이창동 감독이 그동안의 작품들을 통해 보여준 삶과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과 문제의식은 칸이 애정해온 화두다. 특히 죄와 윤리에 대한 문학적인 연출 방식은 이창동이 가장 잘해온 것이기도 하다.

'버닝'은 영화제 폐막 3일 전인 16일 현지에서 첫 공개 된다. 속단은 이르지만 중반부까지 이렇다 할 작품이 없고, '버닝'이 좋은 평가를 받게 된다면 폐막식에서 감독이나 배우의 이름이 불리는 것을 기대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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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빈 '공작', 미드나잇 스크리닝 흥행 공식 이을까 

윤종빈 감독은 중앙대학교 영화학과 졸업작품 '용서받지 못한 자'로 2006년 제59회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된 바 있다. 20대 중반의 감독이 첫 장편 영화로 경쟁부문 다음으로 주목도가 높은 섹션에 초청을 받아 당시 영화계에서도 큰 화제를 모았다.

그로부터 12년, 윤종빈 감독은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 전성시대'와 '군도:민란의 시대'로 충무로를 대표하는 상업영화 감독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또 한 편의 역작 '공작'으로 두 번째 초청을 받았다.

'공작'이 초청된 '미드나잇 스크리닝' 섹션은 장르 영화를 소개하는 비경쟁 부문이다. 남북한을 오가는 피 말리는 스파이전을 하드보일드한 감성으로 풀어낸 '공작'이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된 것은 다소 의외의 결과였다. 그러나 그만큼 완성도는 물론 재미까지 놓치지 않은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미드나잇 스크리닝'은 최근 몇 년간 한국 영화가 크게 각광받아온 섹션이다. 2016년 '부산행', 2017년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 '악녀'가 초청을 받은 바 있다. 특히 '부산행'은 칸영화제에서 호평받은 뒤 그해 여름 1천만 관객을 돌파하는 대성공을 거뒀다.

'공작'은 칸영화제를 통해 첫선을 보인 뒤 여름 개봉을 한다는 점에서 '부산행'의 수순을 밟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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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칸영화제의 쇄신과 변화…3無

올해로 일흔한 번째 돌을 맞은 칸영화제는 쇄신과 변화를 통해 재도약을 예고했다. 올해는 크게 세 가지가 없어진다. 가장 먼저 넷플릭스 영화를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옥자'는 영화제 내내 논란의 대상이었다. 인터넷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가 제작한 '옥자'는 초청과 동시에 프랑스 극장협회의 반발을 샀다. 극장 상영이라는 전통적 영화 방식을 따르지 않는 넷플릭스의 플랫폼에 대한 비판이었다. 게다가 역사와 전통을 중요시해 온 칸영화제가 극장 상영을 전제하지 않은 영화를 경쟁 부문에 초청한 것을 두고 영화 관계자들의 갑론을박도 치열하게 벌어졌다.

그 결과, 조직위원회가 올해 영화제에는 넷플릭스 제작의 영화를 경쟁 부문에 초청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넷플릭스 측도 이에 반발해 자사 제작의 영화를 출품하지 않았다.

올해는 공식 상영전 기자 시사가 없어지고, 엠바고(보도시점 유예)도 강화된다. 그간 칸영화제는 경쟁 부문 초청작의 공식 상영 전 오전 타임에 언론을 대상으로 한 프레스 스크리닝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영화를 미리 본 기자들이 SNS에 혹평을 남겨 당일 혹은 다음날 열리는 공식 상영의 열기를 식게 만든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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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 측은 올해 한 타임 앞선 기자 시사회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대신 공식 상영이 열리는 오후 7시, 오후 10시대 메인 극장인 뤼미에르와 더불어 부속 극장인 드뷔시, 바쟁 극장에서 동시간대 기자 시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엠바고 역시 공식 상영 이후부터 해제된다. 이에 대해 조직위원회는 "진정한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 상영)의 의미를 공고히 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부연했다.

또 올해 영화제 레드카펫에서는 셀카 촬영이 전면 금지된다. 이에 대해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은 "셀카는 행사를 지연시키는 원인이 된다. 또 사람들이 핸드폰 사진에 집중하다가 레드카펫 계단에서 굴러떨어지기도 한다"며 "관객들은 스스로 보여지기 위해 칸에 오는 게 아니라 영화를 보기 위해 오신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제71회 칸영화제는 8일 개막해 오는 19일까지 12일간 열린다. 개막작은 아쉬가르 파라디의 '에브리바디 노우즈'이며, 폐막작은 테리 길리엄 감독의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다.

(SBS funE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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