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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합의 시한 임박 전쟁설까지 솔솔…이란 민심 불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제시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의 '데드라인' 12일이 임박하면서 중동 정세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핵합의를 무시하고 이날 대이란 제재를 다시 부과한다면 이란과 이스라엘이 전쟁을 벌일 것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탄도미사일 사찰, 중동 내 영향력 제한 등 이란으로서는 불리한 조건을 내걸며 핵합의를 재협상해야 한다고 압박하지만 이란은 '해볼 테면 해보라'는 식으로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핵합의의 주역인 영국, 프랑스, 독일이 양측 사이에서 중재하려고 하지만 미국과 이란은 마주보고 달리는 기차나 다름없어 시한이 닷새 남은 7일까지도 정치·외교적 협상 가능성이 현재로썬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이 핵합의를 어긴다면 지난 2년여간 중단했던 핵활동을 즉시, 그리고 더 높은 수준으로 재개하겠다고 경고했다.

핵합의에 따르면 이란은 연구·개발 또는 발전용으로 우라늄을 3.67%까지만 농축할 수 있다.

이란은 미국의 합의 위반이 확인되면 농도 20%를 목표로 우라늄 농축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우라늄 농축활동은 핵무기 보유의 신호탄이다.

경고대로 실제 농축을 재개한다면 이란 핵시계는 핵협상 이전으로 급속히 되돌아간다.

이스라엘이 당장 이란 핵시설을 폭격하겠다고 나설 가능성이 크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달 30일 이란이 몰래 핵무기를 개발한다면서 이란 중부 우라늄 농축 시설인 포르도를 지목했다.

1981년과 2007년 이스라엘은 이라크와 시리아의 비밀 핵시설을 폭격한 이력이 있는 나라다.

올해 2월과 4월 이스라엘이 감행한 것으로 추정되는 잇따른 공격에 시리아 공군기지가 일부 파괴되고 이란군 장교들이 사망하면서 이란과 이스라엘의 전쟁설이 더 가열되고 있다.

이란에 적대적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방송 알아라비야는 6일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은 '만약'의 문제가 아닌 시기의 문제만 남았다"면서 전쟁설을 부추겼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6일 독일 주간지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핵합의를 탈퇴하면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일로,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우려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핵합의를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외 상황이 험악해지고 앞날이 불확실해지자 이란 민심도 불안해지고 있다.

이란 정부는 제재 재부과시 2012년과 같이 환란(換亂)이 일어나지 않도록 지난달 10일 전격적으로 달러대비 이란 리알화의 환율을 4만2천리알로 묶는 조처를 하고 사설 환전소 영업을 중단했다.

그러나 현재 암시장에서 달러 대비 환율은 7만리알을 넘나들고 있다.

전쟁 가능성에 대해 '설마'의 단계는 이미 지난 분위기다.

6일 테헤란 북부 타즈리시 시장에서 만난 모하마드-레자 씨는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사람들이 현금을 은행에서 인출해서 되도록 쓰지 않고 집에 보관하려고 한다"면서 "리알화보다 비상시 유효한 달러화를 모으려고 수소문하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테헤란에 주재하는 한국 기업의 한 지사장은 "한국인끼리 모이면 급변사태가 일어날 때 출국 방법을 걱정스럽게 얘기한다"면서 "만일을 위해 달러화를 일단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쌀과 통조림 등 비상식량을 사두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는 게 시장 상인들의 전언이다.

대학생 알리 모타하리 씨는 "전쟁은 나지 않겠지만 제재가 부활하면 이란 경제는 더 어려워지게 되고 실업률도 크게 높아질 것"이라면서 "최근 상황에 대해 각자 입장에 따라 트럼프, 로하니 이란 대통령, 보수세력, 핵합의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분분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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