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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만의 탁구 남북 단일팀, 눈물 대신 '웃음' 환송식

27년 만의 탁구 남북 단일팀, 눈물 대신 '웃음' 환송식
▲ 한국 선수단과 헤어짐을 아쉬워하는 북한 탁구 선수단

스웨덴 세계선수권에서 27년 만의 여자 탁구 단일팀으로 진한 감동을 선사한 남북 탁구 선수들이 밝은 표정 속에 헤어졌습니다.

남북 탁구 선수단은 스웨덴 할름스타드의 선수단 숙소인 탈뢰산드 호텔 로비에서 북한 선수단 환송 행사를 했습니다.

환송식은 한국 선수단보다 먼저 숙소를 떠나는 북한 선수단을 위해 대한탁구협회 관계자들이 제안해 이뤄졌습니다.

이날은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에서 남북 단일팀이 일본 도쿄 프린스호테레서 눈물의 환송식을 가진 지 딱 27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당시 44일을 단일팀으로 동고동락했던 현정화와 북한의 이분희는 언제 다시 만날지 알 수 없는 마음에 눈물바다를 이뤘지만 이번 여자 단일팀 선수들은 눈물 대신 환한 표정으로 다음 만남을 기약했습니다.

먼저 나와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던 북한 여자팀 김진명 감독과 남자팀 황성국 감독이 대한탁구협회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눴습니다.

김 감독은 웃는 얼굴로 "고생했다"는 짧은 인사를 남겼고, 황 감독은 한국 탁구인들에게 이름과 사인을 적어줬습니다.

이어 북한 남녀 선수들이 로비로 모인 가운데 한국 여자팀 양하은은 단일팀으로 생활한 사흘 동안 단짝이었던 북한의 챠효심과 찰떡처럼 붙어 다녔습니다.

북한 여자팀의 김남해는 서운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한국 여자팀의 서효원에게 "다음에 또 보는 거냐"고 여러 번 묻자 서효원이 "확실히는 모르지만 나중에 보게 되면 맛있는 거 사달라"고 제안했습니다.

남북 단일팀은 여자 선수들만 이뤄졌지만 남자 선수들도 마치 한팀인 것처럼 어울렸습니다.

이상무가 북한 남자팀 최일의 어깨를 주무르며 "고생 많았다"고 말하자 최일이 "지기만 했는데 고생은 무슨 고생"이라고 대답하면서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북한 남자팀은 이번 대회 7경기에서 1승 6패를 기록했습니다.

북한 선수들은 로비를 벗어나 헤어지기 전 우리 선수들과 섞여서 휴대전화로 셀카 사진을 찍기도 했습니다.

환송 행사가 마무리될 무렵 한국 남자팀의 김택수 감독이 깜짝 발언을 했습니다.

김 감독은 북한 남자팀을 향해 "우리가 이번 대회에 존재감이 너무 없었다. 기회가 되면 우리도 한 팀으로 해보자"고 깜짝 제안해 웃음을 자아낸 뒤 "조심히 잘 가시라"고 인사했습니다.

북한 선수들이 버스로 향하자 한국 선수들이 모두 뒤를 따랐고, 손을 흔들며 배웅했습니다.

(사진=대한탁구협회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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